Saturday, October 11, 2003

Reflection

2003년 10월 11일...

여름 두어달 중국에서 자료 수집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온지 얼마 안되어서 친구들, 친구들의 친구들과 함께 점심 먹고 잠시 산보 삼아 런던 시내를 거닐었다... 그냥 날 좋아 걷다가 가게 거울에 비친 모습 보며 그냥 또 한번 찰칵...

자세히 보면 여자가 3명, 남자가 3명 일 것이다... 오른쪽의 두명은 이번달 결혼한다...

Tuesday, September 30, 2003

운하, 마을, 삶 - 쑤저우 인근 어느 마을

2003년 9월초, 상하이를 갔다 한나절 시간 내어 찾아본 쑤저우 부근 어느 운하 마을. 버스로 대략 2,3시간 걸리는 곳에 위치한 운하 마을인데, 관광객이 자주 찾는 목적지중 하나라 한다. 원래는 '저우주앙'이라는 곳을 갈려다 시간이 모잘라 오게 된, 지금은 이름도 기억이 안나는 곳 -.-a

습기 많은 9월달, 햇살마저 따가워 기억하기 싫을 정도의 끈적끈적함에 완전 녹초된 날이기도 하다. 단, 사진에 남은 마을은 무지 아름다웠다. 관광지라 하더라도 마을 사람들은 그대로 남아 생활을 한다.


조금 걸어 운하 샛길로 빠져 나오면 주민들이 사는 조용한 길이 나온다. 더운 여름날 집을 빠져 나와 길가에 앉아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는 사람들을 접하다... 저 운하물에 빨래를 헹구고 그릇을 씻는다...그 다지 깨끗해 보이지 않지만...


구름다리... 이날 이 다리만 몇 번을 왕복한 듯 하다...


계단 올라 구름 다리로...


운하이기에 배가 많다. 지금은 대부분 관광객 태우고 한바퀴 돌아보는 용도로 쓰이지만...


마을 어느 고관 저택 2층 침실방... 이런 곳을 숙소로 하루 머물고 싶다


청대 말기 우체국... 당시 우체국 건물 앞으로 우체통이 보인다


하늘이 좁다...


높은 벽 사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선 길에 남긴 사람사는 내음을 발견하게 되면 처음 가본 곳이더라도 포근함이 든다... 넓은 광장 보다는 골목길이 좋다...


"햇살에 바랜 오렌지색 흙벽 베니스 골목길,청회색 높다란 쑤저우 골목길, 오래전 해매었던 남산 아래 달동네 골목길,나는 어디를 걷고 있을까?"

Wednesday, July 30, 2003

Seoul, my hometown

내가 태어나고 살던 서울. 2003년 어느 여름 저녁 노을진 모습. 신림4거리 전철역을 향하던 중...
Approaching a metro station in Seoul. Summer 2003

Thursday, April 17, 2003

회고 - SARS in Beijing 1편

오래전 파일들을 정리하다 다시 들춰본 5년전 사스 경험담. 당시 박사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북경으로 현지조사를 떠났던 나로서는 사스로 인한 모든 것이 도전의 연속이었다...먼저 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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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S in Beijing (1)
- how it affected my research this spring
북경, 17 April 2003

북경에 온지 이제 13일이 지났습니다. 그와 더불어 중국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사스에 대한 발표를 한지도 대략 3주 가까이 되는군요. 사스에 대한 얘기야 워낙 신문, 방송에서 떠들어 대니 굳이 덧불일 얘기는 없군요. 단지 여기와서 일어난 해프닝이나 얘기해볼까 합니다.

4월 4일 에어 프랑스타고 파리 경유해서 왔지요. 런던을 떠나 파리 갈 때 까지는 별 느낌이 없었습니다. 출발전부터 사스가 홍콩, 남부 중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북경에서도 환자가 발생했지만 아직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중국정부의 발표를 보고 떠났기 때문일까요...발표 그대로 믿을 수는 없었지만 믿고 싶은 마음으로 떠났기 때문이겠죠. 어쨌든 북경 상황이 심각하든 아니든 그곳은 수정이, 울 마나님이 계신 곳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떠났죠.

파리에 도착해서 다른 터미널로 이동, 출발 게이트로 가는데, '어,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네?' 가 첫번째 반응이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두툼한 마스크... 런던에서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구할려고 해도 구하지 못한 그런 종류의 마스크...쩝. 중국을 가는 나도 임시방편용 종이마스크 뿐이 못구했는데... 알고 보니, 출발 게이트 근방에는 중국이나 그 방면으로 갈려는 손님들이 많더군요. 찝찝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비행기내에서부터 마스크 쓰고 와~~' 라는 수정이와 아버지의 말을 한 귀로 흘리면서 왔는데, 이거 정말 마스크 써야 되나 라는 경각심이 들더군요. 하지만, 일단 무시했습니다. 대부분이 중국사람들이었지만, 다른 유럽인, 미국인들도 여럿 보이더군요. 중국사람들이야 집에 돌아가는 거지만, 저 인간들은 왜 가나 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여정 내내 잠만 잤습니다. 시끄러운 중국사람들 얘기는 귀마개로 차단시키면서...

북경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니, '어라, 유럽.미국인들 기내에서 빠져 나오자 마자 마스크 쓰네?' 공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어떤가 살펴 보니 마스크 쓰는 사람 하나도 없더군요. 그 넓은 공항에서 사람 많지도 않은데 너무 유세떠는 것 아닌가 하며 무시했습니다. 현지에서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잠시 여행오면서 너무 티내는 것도 별로 보기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은 생각에 그냥 씩씩하게 짐 챙겨서 택시타고 북경집으로 왔지요. 마나님 반갑게 만나고 이,삼일 푹 잘 쉬었습니다.

4월 8일 화요일, 함께 조사작업하기로 한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소에 갔습니다. 참고로, 이번에 논문자료를 수집하러 왔거든요. 함께 북경내 주거지역 몇 지역 선정해서 4,50가구 면접조사할 예정으로 온 것이지요. 연구소에 들러 작년에 만났던 사람들 다시 반갑게 만나 이 얘기 저 얘기하는데, 사스에 대한 경각심은 그 다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태연해 보였지요. 그래서 조금 안심. 단지 걱정거리는 함께 연구할 다른 연구원 한명, 2주 동안 홍콩으로 출장갔는데 13일 돌아오면 함께 회의하자 하더군요. 그 사람, 바로 수정이와 저에게는 요주의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때 까지 사스에 대한 그들의 태도는 어느 한 사람의 말로 집약되었지요..."사람 목숨이야 하늘에 달려 있으니, 사스에 걸릴 사람은 어케 해도 걸리고, 안 걸릴 사람은 안 걸린다. 다 운명이다..." 이궁... 그러면서도 조금 뒤에 조용한 목소리로 (이 친구, 좀만 비밀스러운 얘기할 때면 목소리가 괜시리 낮아집니다. 별 비밀도 아니면서...) "사회과학원에서도 두 명 병원에 실려갔다..." 북경당국, 중국정부의 대응태도가 걱정되더군요. 홍콩이나 다른 나라 같았으면 관련 직원들 격리시켰을 겁니다. 아까 얘기한 홍콩출장후 돌아올 예정인 직원과도 일주일 유예기간 두고 미팅 날짜 잡았을 겁니다. 하지만 저도 조사일정이 빠듯한지라 걱정은 되면서도 뭐라 말을 하지 못하겠더군요. 정말 이러면서도 박사과정을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으~~

일주일 지났습니다.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지요. 다들 아시겠지만... 중국, 북경, 홍콩, 사스환자 발생은 수그러들지 않고 계속 일어나더군요. 북경정부도 경각심이 들었는지 일제 방역활동 지시하고, 보건위생지침 같은 거 주거지역에 게시하고... 북경에 있는 한국사람들 한달전부터 복용하기 시작한 반란건이라는 감기약 (동인당에서 나온 중의약인데 면역력 강화에 쬐금 보탬은 된다는군요), 중국사람들도 찾기 시작한다는 얘기가 들리더군요. 위에 얘기한 그 '운명론자', 일요일 식당에서 함께 저녁먹기로 했는데, 토요일 밤 전화오더니 '감기기운이 좀 있고, 두통이 있는데, 사람많은 식당가서 저녁먹기는 좀 그렇네. 연기하자'라고 하더군요. 이제서야 이 친구도 조심을 하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제 조사작업은 일단 예정대로 진행되는 듯 했습니다. 도와줄 학생도 두 명 물색해 놓고. 일단 준비를 계속 했습니다. 사회과학원 연구실에서도 북경내 지역관리에게 협조공문 발송되었고... 사스파문에도 조사작업은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제 머릿속에는 '조사는 하지만 어떤 식으로 해야지 조사자, 조사대상자 모두 사스를 예방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한켠에서 진행되고 있었지요...

다시 사회과학원에서 15일 회의를 가졌습니다. 아까 언급한 홍콩출장에서 돌아온 사람, 멀쩡히 연구실내를 휘젓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마스크도 하지 않은채... 저랑 악수도 했습니다...홍콩에서는 악수도 안하고, 손만 흔들고 지나친다는데, 이거, 손을 씻어야 하나 마나... 그냥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결국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스발병은 아니고... -_-a 북경정부에서 사스예방,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느라 조사작업을 도와준다고 했던 지역관리들이 사스 지나갈 때 까지 미루자라고 한답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지역주민들도 외부사람들 만나기 꺼릴 거라면서... 중국의 일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상황이었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는 정보통제하고, 사람들도 제한된 정보에 소문만 조금씩 접하면서 '설마설마'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불이 붙은 것입니다.

연구실 연구실장, 회의가 지난 조금후, 저를 부르더니, 직원들 위해서 사스 예방약을 잘 아는 한의원에서 사올 건데 수정이거랑 네거랑 챙겨서 먹으라고 하더군요. 고맙더군요... ㅜ.ㅜ 일주일 전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스 얘기하던 사람들, 이제는 모두 난리입니다.

이제 어케 해야 할 지 헷갈리는 중입니다. 논문방향을 대폭 바꾸어야 할지, 일단 쓸건 써놓고, 나중에 다시 조사작업 진행하면 빈칸 채워넣기 해야할지, 생각좀 해봐야 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건, 이후에 박사과정 회상할 때 저도 할 얘기 하나 생겼다는 것이지요...

북경에서

Sunday, April 13, 2003

회고 - SARS in Beijing 2편

아래 글에 이어 북경에서의 사스 관련 당시 작성글 2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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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S in Beijing (2)
- residents' panic (?)
북경, 18 April 2003

두번째 얘기입니다.

요 며칠 동안 꼭 필요한 경우 아니면 가급적 외출을 삼가하고 있답니다. 외출시에는 마스크를 끼고 다니고...근데 이 마스크를 끼면서 오히려 마스크 착용한 사람을 보고 쫌스럽다는 표정을 짓는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수정이의 경험담 한 가지...

수정이는 요즘에 북경에 있는 한국학생들 영어 가르치고 있답니다. 직장찾기전까지 생활비 벌이를 하고 있지요. 사스가 번창해도 아직 대부분의 학교가 수업을 계속 하는지라 (앞으로 상황이 어케 변할지는 모르지만...) 찝찝한 가운데서도 계속 알바하는 한국학생 집으로 버스를 타고 다닙니다. 차비가 좀 비싼 편인지라 승객들이 꽉 차는 경우는 드문 버스이지요. 수정이, 버스에 마스크를 끼고 올라타니, 표 파는 차장, 흘깃 보다니 실실 쪼개며 왈, "어, 마스크 했네?"

같은 버스는 아니지만, 다른 버스에 올라타니, 차장과 운전사 서로 떠드는 말, "마스크를 끼면서 유난을 떠네, 어쩌네..."

어제인가 그제 신문기사를 통해 본 분은 아시겠지만, 중의약방으로 유명한 북경 동인당에서 4만병의 탕약을 시판한지 두어시간만에 매진되어서 추가 제약에 들어갔다고 하더군요. 당 간부들에게만 판다고 하는 사스 예방약 (물론 사기지만)은 적정가격의 50배 이상으로 팔린다고 하구요.

이런 얘기를 들으면 북경사람들 모두 공황상태에 들어간 것 같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공황상태에 들어간 사람들은 일부인 것 같습니다. 그 일부라는 범주에는 "식자층", "부유층" 같은 이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 온 이후로 사스에 대해 심각하게 얘기한 사람들 몇 명 예를 들면,

- 친척중에 병원 의사가 있는 사람;
- 아버지가 당 간부로서 북경시 대책회의에 참석했던 사람;
- 유명 연구소 등지에 근무하면서 사스확산 소식을 미리 접했던 사람 등이 였지요.

우리가 길 다니면서 자주 보는 일반 공민들 (근처 건축현장 노가다, 식당 여종업원, 버스기사, 차장, 매일 일터로 만원버스타고 다니는 사람들, 아파트 지하실 방에서 살면서 일나가는 외지출신 아줌마들 등등)이 사스에 대한 소식을 제대로 접할 수 있는 경우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그나마 정부에서 걸른 뉴스를 접하며 사는 이들에게 "WHO는, 북경시에서 발표한 사스환자수 37명 보다 더 많은 100-200명의 환자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라는 소식은 도저히 접할 수 없다는 얘기지요. 사실 이 사람들에게 37명이니, 또는 많게는 200명이라는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고도 봐야 합니다. 뻑하면 여름철 홍수나서 몇 백명 죽어나가는 13억 인구 중국, 그리고 인구 천2백만명 되는 북경에서 몇 십명 환자가 발생해서 몇 명 죽었다라는 정부 발표는 말 그대로 "그런가보다" 라는 이상의 반응을 얻기 힘들다는 얘기지요. 그러한 상황이다 보니, 전철을 타거나 버스를 탈 때에도 마스크를 낀 사람은 백명중 한명도 채 되지 않는 것이 오늘 어제 일입니다.

반면, 앞서 얘기한 "식자층", "부유층"은 정보수집에 빠른 사람들이지요. 홍콩에서 뭔 일이 벌어지는지, 아시아 다른 나라로 얼마나 피해가 가는지, 캐나다에 가 있는 친척이 안부전화 정도 걸어올 수 있는 사람들, 일년에 한두번 외국에 나가 휴가를 즐길 정도의 재력이 있는 사람들,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인터넷을 통해 외국뉴스를 접할 수 있는 사람들, 또는 이미 사스에 걸린 사람이 다니던 직장 사람들 (이 경우, 어느 직장에 누가 걸렸다라는 소식은 입소식이 아니면 쉽게 전파되기 어렵습니다...)이죠. 참, 주변에 당간부나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빼놓을 수 없군요.

이렇게 보면, 사스라는 역병에 대처하는 방식도 (권력, 정보, 돈을) '가진 자'와 '못가진 자'로 분류해도 무리가 없겠지요? 마스크를 끼고 사스가 무서워 외출을 안 나가는 것은 '가진 자'의 '유난스러움'으로 파악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의도하지 않았던 의도하였든, 마스크를 낀 사람에 대한 '빈정거림'은 '유난스러움'에 대한 표현이 아닐런지...

앞의 글에서 조사작업이 취소되었다라는 얘기를 했는데, 그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시간부에 따르면, 사스방역작업에 모든 시관리, 부서가 총동원되어 도와줄 여력이 없다라는 것이 한 가지이고, 두번째는 일반 주민들이 조사하러 나온 조사자들 만나기를 꺼릴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외출하면서 접하게 되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조사자 만나기를 꺼릴 것 같은 사람들은 제가 느끼기에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정부에서 나온 관리나 정부산하 연구기관에서 조사나왔을 경우에는요 (참고로, 중국같은 곳에서 공식기관을 끼고 설문조사하면 설문지 회수율이 100%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무시못한다는 얘기죠).

한 가지 그들이 얘기하지 않은 이유중의 한 가지는, 물론 100% 추측이지만, 외국인인 제가 같이 다니다가 혹여 사스에 감염되어 위험해질 경우 정부가 난처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북경시에서 사스에 대한 공식발표가 난 것도 사실 외국인이 북경에서 사스로 인해 사망한 직후였으니까요.

사스를 통해 중국사회의 일면을 좀 더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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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결국 북경을 떠나고 몇달뒤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아래 첨부 사진은 북경을 떠나던 때의 공항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