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September 28, 2004

이사2

지난 주 이사를 했다. 앞선 글을 읽은 분은 무슨 반복이냐 하겠지만, 또 이사를 했다. 먼저 한 이사는 일요일 이사였고, 지금 말하는 이사는 목요일 한 이사다. 일요일 이사를 하면서 어처구니가 없던 것이, 방은 수정이가 처음 봤던 방보다 배치구조도 안좋을뿐더러 규모도 무지 작았던 점이다. 방안을 들어서면 숨이 막힐 듯한, 1년을 살면 10년을 늙을 것 같은 탁한 느낌. 80년대초에 문열었다고 하는데, 그 때 설치해서 한번도 바꾸지 않은 듯한 pull-down 형식의 침대가 좁은 방 한 가운데를 차지하며 방문 조차 활짝 열리지 않았다 (소파형 침대는 많이 봤어도 이런 침대는 처음 봤다. 침대를 쓰지 않을 때에는 침대 매트리스와 받침을 들어 올려 벽에 기대 놓았다가 잘 때 내리는 방식인데 사진을 찍어야 설명이 될 듯 하다...).

워낙 어처구니없어 이사 다음날 바로 항의 이메일을 보내놓았더니 하루 더 지나 연락이 왔다. 옆집 빈집이 있는데 그 집 보고 마음에 들면 거기로 이사하겠냐고...

장판(?)을 새로 깔아야겠다는둥, 벽 페인트를 새로 깔끔하게 칠해야 겠다는둥 하며 어떻게든 상황을 개선시켜 보려 논의도 하며 마음을 다스리다가 그 제안을 받고, '혹시나' 해서 가 보았더니 훨씬 상태가 양호하여 이사하기로 결심하고 그 날 저녁 바로 당장 쓸 짐부터 옮겨 놓았다. 나머지 짐은 토요일 마저 옮기고.

이번 이사의 결론 - 최소한의 DIGNITY가 유지될 수 있는 주거 환경이어야 정신건강이 유지된다...

Wednesday, September 22, 2004

이사

한창 쏘다니며 여기 저기 다니는 것이 피곤하게 느껴지질 않던 20대 때에는 '집'이라는 것에 대해 큰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내가 쉴 수 있는 공간, 잠시 기거하는 곳이라 생각될 뿐,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어느 한 공간을 차지한다는 것은 '정지'라고 느껴졌고, '집'이라는 물체에 대한 집착은 그 만큼 소유욕의 팽창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였다. 하나를 더 소유한만큼 더 많은 것을 잃을 것이라고도 생각하였고.

30대 중반이 되는 지금, 나이가 들었나 보다. '집'이라는 것이 이제는 포근함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동적인 생활을 하더라도 돌아올 나만의 공간, 한결같은 나만의 공간이 점점 더 아쉬워진다. '집으로'라는 표현이 이젠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엊그제 이사를 했다. 북경에서의 생활 1년을 제외하면 런던에서 생활한지 4년, 그 동안 6번을 이사했더니 한 곳에서의 평균 거주기간이 8개월 뿐이 안된다. 잦은 이사는 정신건강에도 안좋다.

Saturday, September 11, 2004

맥주 한잔의 여유

여행을 가면 그 지방의 유명 음식 먹기... 나는 의식을 못했지만 수정이에 따르면 내가 이랬었단다. 어딜 가면 막국수를 꼭 먹어야 하고, 묵밥을 먹어야 하고, 뭘 먹어야 하고, 뭘 먹어야 하고 등등...

그런 취향이 이젠 좀 바뀌었나...요즘엔 음식 대신 그 지방의 맥주를 꼭 먹어야 여행을 간 느낌이 난다. 유럽의 어느 지방을 가더라도 그 지방산 맥주와 와인이 존재한다. 담배와 자극적인 음식으로 이미 굳어진 내 미각으로는 와인의 미묘한 맛의 차이를 풍부히 못느끼니, 그 보다 자극적인 맥주를 선호한다. 북경에는 '연경' 맥주가 맛있다. 그리고 싸다...

그리고 북경에서 맥주를 마시기 가장 좋은 곳이라 결론 지은 곳은 사진을 찍은 바로 여기...

사진: 2004년 7월 22일 북경

Thursday, September 09, 2004

화성으로부터의 초대장

은하수라는 것을 처음 보았을 때는 아주 어릴적, 할머니댁에서 였다. 아버지와 함께 마당에 나와 밤하늘을 올려다 보다 처음 보았던 은하수. 그 많은 별들 사이로 '움직이는 별'을 발견했을 때 아버지는 그것이 인공위성이라고 알려 주셨다. 그리고 난 언젠가 별에 가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간직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밤하늘의 별이 되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래도 가끔 상상해본다. 한번쯤은 '화성'에서 초대장을 보내보기를...


사진설명: 화성탐사선 Spirit 촬영, 2004년 1월 6일 공개된 화성 지평선
출처: http://marsrovers.jpl.nasa.gov/gallery/press/spirit/20040106c.html

Monday, September 06, 2004

Sunset by Olafur Eliasson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접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좋아하는 사진이라 올려본다. '해질녘' (Sunset)이라는 Olafur Eliasson의 작품. 런던의 Tate Modern이라는 갤러리에 설치된 작품이다. 작년에 찍은 사진. 자동카메라인데도 의외로 좋은 사진이 되었다. 작년 연하장 사진으로 사용했는데 몇 년 뒤에 다시 재활용 할까나...

...그러고보니 난 '과거회상'형인가 보다. 지는 해를 연하장으로 사용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