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October 28, 2004

새 친구가 생겼습니다


5년 7개월만에 새 노트북을 장만했습니다. 감개가 무량합니다...
Fujitsu S-Series S6210SF

Friday, October 22, 2004

Dead man's post

내가 속한 연구소는 STICERD라고 하는 상위 조직에 속해 있다. Suntory and Toyota International Centres for Economics and Related Disciplines라고 하는데, 이름에서 느끼듯이 일본 기업에서 연구기금을 받아 설립된 것이다. 기금 출연 받을 때 큰 힘을 끼친 사람이 Michio Morishima 라는 교수로서, 지난 7월달 오랜 병마 끝에 돌아가셨다.

이 분 앞으로 우편함이 아직 존재하는데, 오늘 그 분 앞으로 소포 하나 배달되어 있다. 죽은 사람 앞으로 계속 배달되는 정기 간행물. 그 한 분의 세계, 우주는 멈추어섰지만 다른 세계, 우주는 계속 이어진다. 물적 시스템이 갖추어 지고 인간 사이의 관계가 그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 하고 나니, '생명'이라는 단어가 제공하는 신비로움이 사라진다.

Thursday, October 21, 2004

기종 불문 만능 리모컨

경향신문 기사를 보니 기종을 불문한 모든 TV를 끌 수 있는 리모콘이 개발되어 팔린다고 한다. 자기 집 뿐만 아니라 공공장소에 설치된 시청용 TV 모두를 1분 이내에 끌 수 있다고 하는데... 기사를 읽다가 문득, 시끄럽게 핸드폰 통화하는 사람 핸드폰 끄는 리모콘, 큰 소리로 얘기하는 사람 잠시 말 못하게 하는 리모콘, 횡단보도 파란불 빨리 켜지는 리모콘 등은 없을까 상상해 본다...

판매자 웹사이트에 가보니 개발 이유로 TV는 간접흡연과도 같기 때문이라나... 원하지 않은 시청을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인데... 재밌는 발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순간 뜨끔해졌다... 점점 담배 끊어야 될 날이 가까워져 온다.

Tuesday, October 19, 2004

말, 긴장

긴장하면 말을 더듬는 사람있고, 만연체로 길게 늘어져 말 많은 사람이 있다 하는데, 난 둘 다에 해당되는 것이 확실하다. '엄...', '아...' 등등 문장 사이, 단어 사이에 끼어 드는 잡음 역시 많아 지고.

예전에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은 적이 있었다. 그 무수한 잡음과 단절의 말잔치를 들은 뒤의 실망감...

단어 하나 하나의 의미를 씹어 보는 연습을 해야 겠다.

Saturday, October 16, 2004

지도교수

지난 여름 7월에는 북경에 있으면서 지도교수, 친구와 함께 워크숍을 열었었다. 사진 오른편에서 서서 얘기하고 있는 분이 지도교수 Anne Power. 영국의 박사과정은 지도교수-학생의 일대일 관계가 핵심이기에 지도교수와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이 지도교수는 나를 내치지 않는다. 항상 느끼지만 잘 해줄 때 잘 해야 한다는 점이다.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처음 만난 것이 1999년이었으니, 이 분을 알고 지낸지도 벌써 5년이 넘었다. 일년에 한번씩 본인과 남편이 지도하는 학생들을 집으로 불러서 저녁을 먹이는데, 존경하는 점은 자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요리를 손수한다는 점이다. 지난 번에는 수정이도 함께 갔었는데, 자기 집 정원에서 키운 채소를 따다가 요리에 곁들여서 수정이마저 감동했다.

Tuesday, October 12, 2004

우린 여기서 버스를 탄다

9월말 이사를 한 이후로 통학수단이 '도보'에서 버스로 바뀌다. 학교를 가려면 집에서 사진의 버스정거장까지 10분 정도 걷고, 여기서 172번을 탄다. 버스 타는 시간은 약 35분.

걸어다닐 때와 다른 점은 하루 1시간여를 소설책 보는데 소비한다는 점 - 그래서 즐겁다. 처음으로 하루끼 (Murakami Haruki) 소설 "The Wind-up Bird Chronicle"을 읽고 있다. 한국에서는 "태엽감는 새"로 번역되어 나온 것 같은데...태엽감는 새가 무엇을 뜻하는지 좀 더 생각해봐야 겠다...

사진 촬영: 2004년 10월 7일

주말이면 우리는 여기를 간다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온 것은 9월말이었지만, 사실 이 동네는 영국에 와서 처음 2년반을 생활한 공간이다. 근방에 수정이가 다니던 학교가 있기도 하고. 이전에 자주 가지는 못했지만 가끔씩 들러 차 한잔 또는 맥주 한잔 하던 곳이 사진의 펍(pub) 이다. 시내에 있는 곳과는 달리 중년의 아저씨 아주머니가 손님을 맞이하는, 포근한 인상으로 편안함을 전달하는 곳이라, 큰 특징이 없어도 나의 발길을 붙드는 곳.

이사온 이후로 주말마다 한번씩은 여기를 간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1년 동안 그러고자 한다. 매주 무슨 얘기를 하게 될까?

Wednesday, October 06, 2004

'꼬마'


난 애완동물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한 생명을 책임지기에는 게으르다. 그녀도 애완동물을 좋아한다. 나보다는 부지런하다. 그렇지만 동물털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

처음 연애를 시작한 때가 1992년 8월. 그리고 2년뒤 나는 감포 앞바다에서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느라 서울은 2주에 한번이나 왔다 가곤 했다. 나 없는 빈자리가 허전해 보여 94년인가 95년 여름 종로길에서 우연히 발견한 강아지 인형이 '꼬마'다. 그 이후 '꼬마'는 줄곧 그녀 곁을 지키고 있다. '꼬마'의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과 사랑의 흔적이 선명하다.

가끔 나보다 더 사랑받는 '꼬마'에게 때론 질투를 느낀다면 이해가 될까?

추신: 옆의 곰돌이는 '꼬마'의 단짝. 조카 태어날 때 같은 인형을 사준 후 이쁘다고 하나 더 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