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December 08, 2005

한국 라디오 다시듣기

KBS 1FM 다시듣기 서비스가 재개되었다. '세상의 모든 음악, 김미숙입니다' 인터넷으로 들을 수 있게 되어서 신난다 *^^*

Thursday, November 17, 2005

상치꽃


친구가 잘 간수하며 한 잎 두 잎 따다 쌈 싸 먹던 상치, 얻어와 거실 안에 모셔두었다. 무관심인지 원래 생리인지, 어느덧 긴 꽃대가 자라고 꽃이 피었다. 상치에 대해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상치의 식물학적 특성과 환경
http://www.wonye.co.kr/tachnical/sickness/le/le01.htm

"상추는 1년생 또는 2년생의 초본으로, 추대하기 전에는 많은 근출엽(根出葉)이 발생하며, 통상추는 결구하나 잎상추는 결구를 하지 않는다.

잎은 엷고 담록색 또는 짙은녹색을 나타내며, 모양은 원형 또는 도란형이다. 추대를 하게 되면 긴 꽃대가 자라 분지(分枝)하며, 끝에는 두상화가 착생하는데 이들이 모여 원추화서 (圓錘花序)를 형성한다. 뿌리는 곧은뿌리로서 20-35cm 정도 자라고, 5-15㎝되는 곳에서 가는뿌리가 많이 발생한다."

Friday, November 11, 2005

지금 시가 12시 43분 50초......

(방치된 싸이를 해지하기 앞서 글을 옮기려고 한다. 아래 역시 예전에 실렸던 것)

자료 정리하며 하드를 뒤적이다가 오래전 압축파일에서 우연히 찾았다. 8년전 하이텔 어딘가에 남긴 끄적임... 어디에, 무슨 생각으로 썼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역시 술 마시고 쓴 것이 확실하다... 20대 중반의 '나'를 맞대하며 새삼 변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 목 : 지금 시가 12시 43분 50초......
보낸이 : commuter(신현방) 97/02/20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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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일과와 수많은 일상속에 펼쳐지는 동어반복의 세계..

"안녕하세요", "잘지냈어요", "식사는 하셨나요",
"오늘 하루 잘 보내세요", "건강해", "잘 가".......etc......

겉으로 느껴지는 형식의 동일함과 감정적으로 느껴지는 정서는 다르긴 다른가보다. 무엇이 진실되고, 무엇이 거짓됨인지 알 수는 없지만, 오늘 내가 하는 말 만큼은 진실되길 바란다.

주고 받는 술 잔에서 전달되는 친밀감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지만, '나'와 '너'가 계속 지키고 선 이 자리는 변함없기를......

변함없어서, 오늘 혹시 내가 실수하더라도 내일 만회하여 즐겁게 다시 한번 '쨍'하고 술잔 부딪힐 수 있기를 바래본다...

술 마시고 느즈막히 들어온 수요일 밤에.....끄적끄적........

Thursday, November 10, 2005

Gym, 허리

어제 오늘 이틀 Gym에 가서 땀 좀 뺐다. 근 두어 달 동안 다니지 않다가 오랜만에 가니 10분 달리기 하기에도 숨이 가쁘다. 요즘 주로 집안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체력 저하에 허리 통증이 느껴져 좀 움직여 보려 한다. 몸안에 쌓인 열을 좀 빼줘야 할 것 같다. 허리 주위에 조금씩 모여드는 심상치 않은 징조도 미리 신경을 써주어야 겠다

Monday, November 07, 2005

'노가다' 정신

되든 안되든 일단 부딪혀 본다.
해보고 나서 판단한다.
안되면 될 때까지 다시 한다.
그래도 안되면 '이 산이 아닌가벼' 하고 잊어먹는다.

내가 잠시 잊었던 정신.

Sunday, November 06, 2005

Guy Fawkes' Day

시간이 훌쩍 훌쩍 지나가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벌써 11월 둘째주다. 이제 두달이면 올해도 마지막. 나이에 대한 부담을 새삼 느낀 하루.

해가 지고 나니 온 동네에서 불꽃놀이 소리가 진동을 한다. Guy Fawkes' Day 400주년 기념이라고 평년보다 더 요란스러운 것 같다. 영국 의사당을 화약으로 폭발하려 했던 카톨릭 분파 Guy Fawkes 일당이 잡힌 것이 1605년. 폭발 예정일이 11월 5일이었다 해서 해마다 이 날이면 Bonfire Night이라고 불꽃놀이를 한다. Guy Fawkes의 기도를 막은 것을 기념하며, 그 일당들을 조롱하며 즐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근처 집 뒷뜰에서도 요란스레 쏘아 올리기에 공짜 구경 잘 즐겼다. 400년이나 된 날을 이렇게 즐거이 기념하는 사람들도 대단하다. 한편으론, 이런 불꽃놀이도 기껏해야 3층 정도 이상 올라가지 않는 이 곳 주거지의 형태상 가능하였을 것이다. 고층아파트로 뒤덮인 도시에선 꿈도 꾸지 못할 일일게다.

내 머릿속의 지우개

얼마전 [내 머릿속의 지우개]라는 영화를 봤었다. 여주인공(손예진)이 젊은 나이에 노인성 치매를 겪으며 하루 하루 기억이 사라지고, 그녀를 옆에서 안타까워하며 지켜주는 남주인공(정우성)의 얘기였다.
 
영화 자체가 큰 감흥을 주거나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육체가 병들어 죽는 것과 기억이 사라져 자아 역시 사라지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하고 가끔 생각하던 것을 영화가 다시 상기시켜 주었다. 한 해 두 해 나이가 들고, 경험의 폭이 많아지고, 사귀는 사람, 스쳐 지나가는 사람, 우연히 일어나는 일들, 계획했던 일들, 이 모든 것이 뒤죽박죽 입력이 되면서 머릿속은 점차 혼란스러워졌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삶은 괴로울 것이다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하루 하루 살기 위해서라도 그 기억의 일부는 어딘가에 떨궈두고 잊어야 새로운 것을 입력하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때 난 무얼 했었지' 하고 문득 생각에 잠귀어도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 순간을 경험하며 당황했다. 지나간 시간이 덧없고, '나'라는 존재의 일부가 사라지는 기분. 그러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하고 일기, 메모를 적는다. 그 때 그 당시를 상기시켜줄 무언가를 남기기 위해서. 마치 손예진과 정우성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메모를 남겨놓듯이.
 
그런데 정작 논문을 쓰는 과정은 그 반대로 하고 있다. 머릿속에 뒤죽박죽 쌓여 있는 것과 책장에 뭉쳐진 서류/책 더미를 뒤지며 정리를 하고, 문자로 배설하며 정리된 이후에는 일부러라도 머릿속에서 잠시 지워두려 한다. 왜냐? 다시 쳐다보기 지겹고 부담스럽기 때문에... 그 수많은 미로를 헤쳐 나가다 그냥 지우개로 확 지워버리고 새로운 걸로 채워 놓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하면 새로운 것은 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이지?

Friday, November 04, 2005

Border Postcards

Border Postcards 뭐 어쩌구 하는 공개강연을 듣고 왔다. 샌디에고, 그리고 샌디에고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 티후아나라는 도시를 대상으로 어쩌구 저쩌구 하는 강연이었는데 발표자는 건축가.
건축가의 발표의 문제점은 화려한 슬라이드를 배경으로 말이 많다는 점이다. 논지에서 점프하는 것을 펼쳐지는 그림으로 가린다.

Thursday, November 03, 2005

"제 갈 길을 가라, 남이야 뭐라든"

어제, 그제 연달아 마감이 다가온 일자리가 두 군데 있었지만 그냥 뭉개고 지원하지 않았다. 사실, 절반은 못했다고 해야 옳겠다. 일단 지금 쓰고 있는 chapter가 끝이 나지 않아서 마음이 급해 못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지원해서 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고, 그 중의 하나는 지원해도 정말 마음 편히 갈 것인가 하는 확신이 없었다. 결국 100% 마음에 드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

나중에 급하면 골라 갈 시간이 있을까 싶지만, 아직은 골라가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급여 높고, 편한 자리 원하지도 않는다. 그냥 신나서 절로 몸과 마음이 움직이는 그런 일이 있으면 좋겠다. 하던 일 때려 치우고 공부하러 왔으니 비슷한 느낌의 갑갑한 곳을 찾아가기에는 좀 아쉽지 않냐 말이다.

오랜만에 생각나 찾아본 글. 자주 새겨 봐야 겠다.
"제 갈 길을 가라, 남이야 뭐라든"
"Segui il tuo corso, e lascia dir le genti"
"Go on your way, and let the people talk"

Wednesday, November 02, 2005

1995년 vs. 2005년

어제 오전은 밀린 잡무 처리하느라 소비했다. 매달 이체되는 전화비 월정액 좀 줄여 놓고, Council tax 전화 카드 결제하고, 신용카드 Card Protection Insurance 업데이트하고, 가스/전기세 인터넷 결재로 바꾸어 놓고, 신용카드 사용료 입금 확인하고...등등

그러고 나서 쉬며 생각해보니 영국에서 보내던 첫 해와 비교가 많이 되었다.

첫번째, 인터넷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 무척 늘었다. 거의 모든 공과금 관련 처리가 인터넷으로 가능하다.

두번째, 전화 대기 시간이 많이 줄었다. 예전에는 한번 대기 걸리면 10분이고 20분이고 기다려야 할 때가 많았는데 이젠 2,3분이면 연결된다.

세번째, 전화 응대하는 상담원이 무척 친절해졌다. 덩달아 나도 전화 통화하는 것이 즐겁고 끊을 때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인사 나누고 끊는다. 물론 시끄러운 야외에서 전화할 때에는 소음 등으로 인해 못알아 듣고 버벅대기에 서로 짜증을 낼 경우가 아직 많다. 자고로 사무적인 전화는 조용한 곳에서 하는 것이 맞다.

네번째, 웬만하면 낼 것은 얼른 내버리는 것이 늘었다. 예전에는 돈 아껴 볼려고 조금이라도 덜 내보려 노력하다 보니 조바심도 나고 짜증도 났었는데, 이젠 어차피 낼 것은 결국 다 내게 되어 있다는 '통찰'을 안고 그냥 다 내버린다. Council tax가 대표적인 경우.

위의 네가지 항목 중 세번째가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 영국에서 사무직/서비스직 직원들 무지 무뚝뚝하고 답답하게 느꼈었는데,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다.

악순환

마음이 여유없고 힘들어지면 가까운 사람을 힘들게 한다.
그래서 마음이 더 아프다.
그리고, 그 상황을 초래한 자신에게 화가 난다.
결국 더 힘들어진다.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도 정도껏 해야 한다.
정도를 벗어나면 회복 불가능해진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현명해져야 하는 이유다.

Border Postcards: chronicles from the edge

Let’s see how interesting this lecture can be…
A public lecture to take place in Hong Kong Theatre at the London School of Economics on 03rd November 2005.

Speaker: Teddy Cruz
Chair: Prof Edward Soja
More details on this link

Short intro:

“Using architectural case studies, this lecture addresses the bicultural characteristics of the international border region between San Diego, California and Tijuana, Mexico.
Teddy Cruz is the founder of estudio teddy cruz. He is an associate professor in the School of Architecture at Woodbury University, San Diego. This lecture is sponsored by the CCA, Montreal and LSE Cities Programme.”

Maxim

“Segui il tuo corso, e lascia dir le genti”
“Go on your way, and let the people talk”

by Karl Mark
(from Preface to the First Edition of Capital Vol.1)

울타리 너머

무엇을 해야 된다는 생각
그 당위성은 어디서 나왔었지?

내가 스스로 만들어 놓은 울타리 안에 나를 가두어 놓고
그 안에서 버둥거리는 나를 보며 화낸다

잠시라도 조용히 반추해보면 출구가 보이거늘
그 여유 없어 이리도 헤맸나?

아서라,
서둘러 가다 넘어진다
아끼는 이 상처 준다

마음 편히 에돌아 가자

Monday, October 31, 2005

토니 벤의 일기 + 통증

영국 노동당 원로 Tony Benn이 90년대 중후반 쓴 일기를 편집해 엮은 책을 들춰 보았다. 매일 또는 며칠 건너 한번씩 그날 그날의 일상, 노동당내 일화, 정치적 사건 등을 담담히 일기로 적어간 글. 기억력이 감퇴하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요즘, 무언가 기록을 하고 적어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Tony Benn의 일기는 한 형식을 알려 준다.

윗입술 오른쪽 가장자리가 부르텄다. 물집이 잡힌 것 같다. 일주일 동안 약속 안잡고 집안에서만 맴맴 돌아서 그런가 보다. 후시딘 살짝 발라주었다. 이번 주 며칠은 학교 가야되는데 터진 입술로 돌아다닐 상황은 피했으면 한다. 열심히나 해서 부르텄으면 말을 안해요...

Sunday, October 30, 2005

Police on Wild Boar Chase

Reuters Oddly Enough 라는 제목하에 올라오는 기사 중 "Police on Wild Boar Chase"라는 기사가 있어 확인해보니 서울 및 서울 근교에서 멧돼지가 출현해 이를 포획하려는 경찰에 대해 가쉽거리로 쓴 글이다.

아파트 숲으로 뒤바뀌고, 차분히 앉아 숨쉬며 쉬어갈 곳 없는 곳에서 멧돼지들이 월동준비에 먹을 것 챙겨 먹으러 주택가를 침입한다니... 구석으로 몰아 생포할려고 했는가 본데, 한강으로 뛰어들어 헤엄치다 익사한 멧돼지만 불쌍하다. 마취총 가진 포수가 출동하는 체계는 없는 것인지...

추신: 로이터 기사는 유효기간 지났는지 없어서 대신 다른 링크 올린다: http://www.thorninpaw.com/mt/archives/001169.html

Thesis endgame

31일 월요일 아침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하는 Training 참가 신청하였다. 이름하야 "Thesis Endgame". 제목은 참 그럴싸하게 짓는다. 하긴 제목 자체가 sexy 해야 일단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 페이퍼, 논문 제목도 마찬가지. 3시간 참가하는데 논문 구조, 초록, 2페이지 이내의 소개글/도표 (논문 내용을 소개할 수 있는...) - 이런 것을 가지고 오란다. 논문 구조는 이미 준비된 것이 있지만, 초록이나 소개글 등은 좀 더 손 봐서 가져가야 할 것 같다. 이런 식의 Training이 올 해에 더욱 많이 생겼다. 학과/지도교수에게 일괄적으로 돌려진 프로그램 소개글 첫 문장이 "in order to raise the completion rate" 이었다. 말 그대로 학생들 박사과정 마치는 비율 좀 늘리고자 한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제 때 못마치는 학생들이 많은가 보다. 좀 위안이 된다. 간사하다.

Sunday, October 23, 2005

새친구 냥이



9월 중순 새로 이사온 집 거실에서는 정원이 내려다 보인다. 자그마한 연못에 네 마리의 금붕어가 있는, 작고 아담한 정원. 논문 쓴다며 자주 학교를 가지 않기에 가끔 창문을 통해 내려다 보니 이 정원의 유일한 이용객은 짙은 고동색 얼룩과 옅은 갈색 털을 지닌 사진속의 고양이. 이른 아침에 한번, 오후 3,4시경 한번 연못에 와 물 한 모금 마시고, 한참을 금붕어 바라 보다 먼 곳 한번 쳐다보며 털 고르고 나선 다시 사라진다. 그 하는 모양새가 무지 귀엽고 얼룩진 털이 귀와 얼굴을 덮은 모습이 마치 너구리와 같아 그냥 '너구리'로 이름을 지어 주었다. 영국에 와서 본 고양이 중에서 제일 귀엽다고 인정한다.
오래전 즐겨 보던 만화 중에 스머프가 있었다. 비슷한 또래 대부분이 무척 좋아하던 만화였던 것 같은데 사실 지금은 기억나는 스토리가 몇 안된다. 다만 투덜이, 똘똘이, 유일한 여자 캐릭터 스머펫, 가가멜, 아즈라엘 등의 이름 등은 여전히 선명히 떠오르지만. 때 되면 '공수'되어 오는 아기 스머프를 통해 공동체 재생산을 하며, 하고 싶은 일을 능력껏 하고 필요에 따라 소비하며 즐거이 뛰어 노는 공동체를 구현한 스머프 사회. 그 만화를 패러디하여 전쟁의 참화를 일깨우는 광고가 잠시 화제가 된 적이 있어 찾아보았다. 관심있는 분은 아래 링크 참조...

BBC News: "Smurfs 'bombed' in UN ad campaign"

Thursday, October 06, 2005

Googler

마이크로소프트에 필적할 차세대 주자 Google.com 내게 구글은 인터넷 검색엔진이자 데스크톱 검색엔진으로 유용하게 쓰인다. 특히 수 많은 문서가 어디에 틀어박혔는지 모르는 내게 데스크톱 검색은 편리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제는 무수히 많은 사진 정리에도 구글이 제공하는 무료 프로그램 picasa를 쓰기 시작했다. 이것 역시 무지 편리해보인다. 게다가 공짜다. 구글이 언젠가는 MS 마냥 공룡화되어 암적인 존재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언제까지라도 그 무료 정신을 유지하기 바란다.

Monday, September 12, 2005

프랑스 남부 Menton으로의 여행

8월 26일 - 29일, 3박 4일 일정으로 프랑스 남부 니스 근방의 Menton이라는 곳으로 잠시 놀러 갔다 왔다. 친구의 여자 친구가 자기 부모님집이 그 곳인데, 부모님 휴가 여행으로 집이 빈다고 초대해서 잠시 짬을 내보았다. 오래전 97년도 프랑스 출장시에 잠시 프랑스 남부 해안을 들렀지만, 한나절 머문 것이 전부인지라 이번 여행은 다소 설레었다. 푸른 지중해 바다와 남부 프랑스의 정취를 느껴 보고 싶은 생각에 두말 않고 비행기 예약하고 수정이와 함께 다녀 왔다.

Menton이라는 곳은 니스(Nice)에서 차로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서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탈리아와의 국경까지는 2킬로미터 정도 뿐이 안되는 곳이었다. 다소 습하였지만 화창한 날씨,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 절벽, 소나무, 선인장 등이 런던에 갖혀 지내던 우리에게 즐거운 기분을 마음껏 갖게 하였다. 아래 사진은 근처 부둣가. 너무나도 눈부신 일요일 오후 하늘, 이 부둣가를 산책하다. 그림 엽서에서 톡 튀어나온 것 같은 풍경이었다.


집안에서 창밖의 소나무를 담았다. 이 지역에는 소나무가 참 많다. 해변가, 동네 주변, 소나무를 정원수 마냥 가꾸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산천 같은 느낌에 이 지역에 더 정이 간다.


친구의 집에는 각종 나무가 심어진 아름다운 정원이 있었다. 그 중 홀로 자태를 뽐내던 Lemon tree. 정말 레몬이 주렁 주렁 매달려 있었다. 처음 본 나로선 한동안 알아보지도 못했었다.


집 정원에서 바라본 Menton 해변가. 오른쪽 끄트머리 즈음이 이탈리아와의 국경 지역이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지역에는 수많은 이탈리아인이 방문하여 휴가를 보내고 집도 산다고 한다. 마지막날 저녁은 사진속 해변가 어느 레스토랑에서 피자를 먹었다. 맛있었다~


아래 사진은 8월 27일이 마침 Le Corbusier라는 건축가의 사망 40주기라, 그가 생전에 사용하던 자그마한 작업실/침실 오두막을 방문하였을 때 모나코 방면을 바라보며 찍은 것이다. 왼편 끄트머리가 대략 모나코라 하겠다.


Menton 해안가 어느 구석에 건축가 Le Corbusier가 생전 작업실 및 침실 등으로 이용하던 오두막 2채가 있었다. 그가 누구인지는 간단히 구글 검색을 하면 금새 수많은 링크가 튀어 나올 것이다. 건축을 전공했던 같이 간 친구에게는 학교때 무수히 듣고 배웠던 사람의 죽기 직전 생전에 작업하고 머물던 곳이라 나름 감회가 깊었던 것 같다.

8월 26일이 건축가 Le Corbusier의 40주기라 하여 지역주민 등을 초청한 조촐한 기념식이 열린다 하기에 친구들과 찾아가 보았다. 니스 시장, 지역 유지 등등이 와서 축사도 하며 그를 기억하는 모습이 자그마한 감동을 안겨 주었다.

지금도 근현대 건축을 전공하는 이들이 좋고 싫음을 떠나 한번씩은 언급할 법한 '대가'의 생전 오두막 모습은 지극히 소박하였다.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하여 아주 간단한 가구,책상, 나무침대 등을 갖춘 곳. 이 곳에서 그는 남은 인생을 보내며 마지막 창조의 불을 지폈나 보다. 마지막 생을 이런 곳에서 보낸 그가 내심 부럽기까지 하다.

주인보다 더 주인같은 고양이 in Menton

폴린(친구의 여자친구)이 어릴 때 부터 키웠던 고양이. 듬직한 체격에 복스런 검은 털. 식사때를 제외하고는 어디서 무얼하며 지내는지 아무도 모른다. 밥 먹을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 사람들 다리에 몸을 부벼대며 밥을 보챈다. 식사 후엔 잠시 오수를 즐기다 다시 또 사라졌다. 이름은 실베스타.

Saturday, September 10, 2005

어느 런던 부모의 마음

요즘에는 계속 이사할 집을 보러 다니느라 한동안 정신이 없었다. 물론 대부분의 일은 수정이가 대신 하느라 나보다 더 고생을 했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오늘 오전에 보러 간 집은 빅토리안 풍의 집으로, 3층 높이의 고즈넉한 집이었다. 이러한 집은 보통 한 층에 한 가구, 또는 두 가구가 살 수 있도록 나누어 단장을 하고 세를 놓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본 곳은 그 옆에 딸려 차고지 같은 곳을 개조하여 세를 놓을려고 내놓은 곳. 집주인에게 사전에 얘기를 듣고 상상한 것 처럼 별로 마음 내키지 않는 구조였다. 물론 우리의 마음은 그 집에서 떠나 있었지만 정작 그 집이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그 집의 집주인 부부.

우리를 집앞에서 맞이한 그 부부는 5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얼굴이 다소 벌겋게 상기되어 있던 남편은 집을 보고 돌아서려는 우리를 붙잡고 한참을 이 얘기 저 얘기 하더니, 종국에는 슬쩍 돌아서며,

"이거 내가 얘기하기 좀 낯 부끄럽지만, 우리 딸애가 이번에 캠브리지 대학에서 영문학 전공에 합격했다" 라며 우리에게 뜬금없는 자랑을 하는 것이었다. 활짝 웃으며 좋아하는 그 모습에 우리 역시 기분 좋아져 축하한다는 말을 한참 해주고 돌아섰다. 자랑하고픈 마음에 낯선 사람에게 마저 그 얘기를 전하고 싶었던 그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하니 길 따라 걷던 우리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Thursday, July 14, 2005

밥줄찾기

지난 주말 6.30 - 7.2 기간 동안 영국 동남부에 위치한 켄트대학에서 열린 학술대회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동아시아 사회정책 관련 학술대회라는 명칭을 달고 열린 것이라 그런지 대다수의 참석자들이 동양인이어서 색다른 분위기였지요. 학술대회에서 우리말로 그 만큼 대화나누기도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반가운 선배와 친구가 함께 참석해서 오래 얘기할 수 있어 더욱 좋았지요.

하지만 제게는 한가지 고민거리를 더해 주었습니다. 졸업 이후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지요. 처음 마음과는 달리, 학위를 마치면 대학에서 연구원/강사 자리를 알아볼까하는 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었는데,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더군요. 처음 시작은 그렇게 하더라도 좀 더 활동적인 것을 찾아볼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소위 말하는 '상아탑'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학문을 한다는 것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좀 더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그리고 안주하기에는 아직은 너무 젊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직은 부딪히며 알고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땀 흘리며 살아가는 것을 다시 느껴봐야 할 것 같군요. 다분히 낭만적인 생각인 것 같기도 하네요. 그래도, 내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 더 신중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Sunday, June 05, 2005

오랜만의 Gym 방문

밀리고 밀렸던 Chapter 두 개를 끝내야 된다는 핑계로 두 달 동안 운동을 쉬었다. 그 동안도 월회비는 꼬박 꼬박 나갔는데... ㅜ.ㅜ

오늘부터 다시 운동 시작. 그 동안 못한 것 벌충할려면 일주일에 몇 번씩 성실히 다녀야겠다. 벌충해야 되는 것은 돈 뿐이 아니다. 10분 뛰어도 헉헉 되는 체력, 같은 무게를 들어도 힘이 부치는 근력도 벌충해야 된다. 하루 아침에 되는 일들이 아니니 어느 세월에 원 상태로 돌아갈까? 아니, 원상태로 복구가 될 수는 있을건가??

Thursday, June 02, 2005

지도교수와의 만남

오랜만에 지도교수 만나 제출했던 Chapter에 대한 평을 들었다. 다행히 major correction 없이 몇 가지 수정만 하면 되기에 마음이 편해졌다. '이게 뭐냐?'라는 핀잔들을까 내심 걱정도 했었는데, 앞으로 남은 논문 기운내어 쓸 수 있어서 다행이다.

Monday, May 30, 2005

Bruce Nauman - 'Raw Materials'

런던 Tate Modern 터빈홀 전시관에 후배와 잠시 들렀다 접하였던 전시였다. 탁 트인 공간에서 벽면을 따라 일정 간격으로 스피커를 설치하고, 각 스피커에서는 작가가 선별한 '말'이 반복적으로 흘러 나오게 되어있었다. 그 '말'들이 공간으로 퍼지면서 섞여 '음성의 collage'를 이룬다. 처음 들어갔을 때에는 무슨 웅얼웅얼하는 소리가 뒤섞여 효과음이 독특하다는 느낌이었지만, 스피커 하나 하나를 지날 때 마다 서로 다른 말들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언제나 크고 작은 소음에 둘러쌓여 살면서, 일정 크기의 소음은 소음으로도 느끼지 못하는 도시민을 위한 일종의 서비스 같은 느낌...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 타인이 내게 표현하고자 했던 무수한 말들이 얼마나 그 '뒤섞임'에 묻혀 사라지거나 오해되어 읽혔는지 모를 일이다.

전시에 대한 소개는 다음 웹사이트 참조
http://www.tate.org.uk/modern/exhibitions/nauman/default.shtm

훌쩍 지나간 봄

집앞 길가에 꽃들이 피었기에 '이제 봄이 왔나 보구나' 생각하며 각종 꽃들 사진을 찍어야지 생각하다 결국 때를 놓치고 말았다. 학교 가다 지는 꽃들을 바라 보며 아쉬움에 급히 남긴 것이 그나마 이 사진들...

2005년 봄은 이렇게 허무하게 지나가버렸다. 2006년 봄은 꼭 그 화사함을 만끽하련다.

Saturday, May 28, 2005

'살다가' - SG 워너비

'살다가' (노래: SG 워너비)

살아도 사는 게 아니래
너 없는 하늘에 창 없는 감옥 같아서
웃어도 웃는 게 아니래
초라해 보이고 우는 것 같아 보인대
사랑해도 말 못했던 나
내색조차 할 수 없던 나
나 잠이 드는 순간조차 그리웠었지
살다가 살다가 살다가 너 힘들 때
나로 인한 슬픔으로
후련할 때까지
울다가 울다가 울다가 너 지칠 때
정 힘들면 단 한번만 기억하겠니
살다가...

웃어도 웃는 게 아니래
초라해 보이고 우는 것 같아 보인대
사랑해도 말 못했던 나
내색조차 할 수 없던 나
나 잠이 드는 순간조차 그리웠었지
살다가 살다가 살다가 너 힘들 때
나로 인한 슬픔으로 후련할 때까지
울다가 울다가 울다가 너 지칠 때
정 힘들면 단 한번만 기억하겠니
우린 마지못해 웃는 거겠지
우린 마지못해 살아가겠지
내 곁에 있어도 내 곁에 있어도 눈물 나니까
살다가 살다가 살다가 너 힘들 때
나로 인한 슬픔으로 후련할 때까지
태워도 태워도 태워도 나만 타면
남김없이 태워도 돼
후련할 때 까지
나 살다가...
나... 살다...가...

(삽니다. 태우지도 않고 삽니다.)

Tuesday, May 24, 2005

올.미.다.

집에 텔레비젼이 없어 한동안 visual 결핍증에 시달리다 kbs '올드 미스 다이어리'에 빠져 들었다.

어떡하면 좋냐.....

Tuesday, May 17, 2005

영화 Private

지난 토요일 본 영화. 계획없이 영화관 둘러 보다 고른 영화인데 나름 빠져들면서 봤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어느 팔레스타인 가정과 그들 집을 무단 점유 사용하던 이스라엘 군인과의 긴장관계로 풀어내던 이탈리아/팔레스타인 영화. 감독은 Saverio Costanzo라는 30살의 젊은 감독.

5남매 및 그 부모가 모두 각자의 방식대로 이스라엘과의 갈등을 풀고자 하지만, 감독의 촛점은 아무래도 아버지에게 맞추어진 것 같다. 무단점령에 대항해서 '자존심을 지키며 싸우자'라는 청소년 자녀들을 끝까지 설득하고 억누르는 아버지, 자신의 가정을 버리고 피난을 간다면 결국은 도망자의 생활을 계속할 수 밖에 없다는 그는 자기만의 '무저항의 저항'을 실행하고 있다.

지극히 제한된 공간내에서 적은 인원으로 만든 영화인데 탄탄한 구성을 지녔다. 이스라엘 군인 역시 결국 인간으로 시스템의 일부분이라는 것 역시 마지막에 살짝 드러나고 있다. 지금 런던 Curzon Soho에서 상영중.

감독: Saverio Costanzo

영화 리뷰
http://bbc.net.uk/dna/collective/A4056815

Monday, May 16, 2005

'비공식' 6년, '공식' 13년

만6년전 5월 15일 여러 손님들 앞에서 공식커플임을 선언한 기념으로 지난 토요일, 오랜만에 둘 만의 휴일다운 나들이를 즐겼다. 느즈막히 일어나 '아점'을 먹고, 차이나타운에 가서 한동안 발길이 뜸했던 China City 딤섬으로 배를 먼저 채웠다. 북경을 떠나온 후 1년반 동안 맛보지 못한 딤섬을 보니 자주 오지 못한 것을 후회... 천천히 시내를 거닐며 신발 쇼핑을 하다 저녁엔 영화 한편... 이후 맥주 한잔 나눈 후 집에 돌아 왔다.

그러고 보니 둘 만의 휴일을 나들이하며 보낸 것이 반년만이었다.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다 올 초 두 사람의 생일도 제대로 기념 못하고 미루었으니, 무슨 큰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이리 쫓기며 지내왔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생각해 보면 결혼기념일을 제대로 챙기며 지내본 적이 없는 '멋없는 신랑'이 되어버렸다. 1주년은 전날 학교에서 밤새우며 프로젝트하다 늦게 들어왔는데 개념없이 선물이라고 화분을 국화화분으로 골라 와서 수정에게 한소리 들었다. 2주년은 연구계획서 제출한다고 하다가 기념일 며칠 뒤에야 베니스 여행을 갔었고, 3주년은 부모님 방문하는 동안이라 간단히 저녁 늦게 둘이 홍대앞 까페로 커피 한잔 데이트로 넘겼다. 4주년은 런던-북경 이렇게 둘이 떨어져 지냈고, 작년은 뭘 했는지 기억이 없으니 별다른 일 없이 정신놓고 지냈던 것 같다.

둘이 처음 데이트 한 날이 8월이면 다가오는데, 달리 생각하면 우리에게는 결혼기념일 보다는 더 의미가 있는 날이다. 뭐 그렇다고 첫데이트날을 딱히 그럴싸한 기념을 하며 지낸 것은 아니지만서두...그 때에는 가까운 곳으로 여행이라도 다녀와야겠다.

둘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짧지 않은 세월이 지나서도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 지내니 좋고, 서로를 계속 발견해가면서 지내니 더욱 다행이다.

Friday, May 13, 2005

"몇 살이세요"

어제 낮에 처음 만난 어느 한국사람...수정이와 먼저 통화를 하고 연락이 되어 잠시 함께 자리를 하였는데, 전형적인 한국적 만남의 시작을 보여 주었다. 수정이와 처음 통화하는 자리에서는:

"그런데 연배가 어떻게 되시나요?...전 **학번인데 그 쪽은요?"

수정이와 처음 대면한 직후에는:

"그럼 71년생이면 34살? 남편은 어떻게 되나요?"

한국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일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나이/출신학교/학번을 따져 확인하는 사람들을 발견하는데, 그런 사람들의 의식은 어떻게 형성되고 관계맺음은 어떻게 발전되는지... 이런 경우 십중팔구 좋은 관계로 맺어지지 못한다는 것이 지난 오랜동안의 경험이다. 아는 사람을 통해 소개받았다면 아는 사람과의 관계도 있고 하니 이런 '선후배' '연배'관계를 의식하긴 하지만, 어제와 같은 경우는 평소 피하고 싶었던 관계맺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서로 사람됨이 어떤지, 상대방을 자연스럽게 알아나가는 과정에서 신뢰가 생기고 정이 깊어지면 어련히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기본사항'들을 왜 처음부터 확인하고, 거기에 맞추어 서열관계를 맺고 싶어하는지...

한국인 사회에서 모르는 사람과도 처음 만나면 꼭 듣게 되는 질문들:
1. 몇 학번이세요?
2. 몇 년생이세요?
3. 학부는 어디서 했어요?
4. 무슨 전공 출신인가요?

현재의 '나'와 '너'를 알기에도 시간이 부족할진데, 과거를 들쑤셔서 현재의 '나'에 어떻게 이르게 되었는지를 꼭 확인, 수직적 서열관계를 세우고, 동류적 집단의식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따지고자 한다.

물론 모두가 이런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렇지 않은 사람들을 사랑한다.

Thursday, April 21, 2005

하루 정도는 쉬어주기

어제 하루. 서너시간 수면을 취하다 12시에 기상, 학교에서 2시 미팅에 참석하고, 간단한 오믈렛과 커피로 끼니 때우고 은행 볼 일 보구, 한인슈퍼에서 장 보고 다시 학교와 세 시간 가량 논문 보다 8시에 집에 왔다. 하루 종일 숨 쉬는 것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슴은 답답하고, 머리는 묵직. 아무래도 피곤이 쌓였나 싶어 밥 먹구 잠시 쉬다 그냥 10시 넘어 자버렸다.

오늘 아침 평소 보다 일찍 일어났지만 머리가 많이 맑아졌다. 제껴야 할 때는 하루 확실히 제끼는 생활을 해야 겠다는 다짐 해본다.

Friday, April 08, 2005

새 책상


살면서 책상을 직접 사본 기억이 없는데 지난 화요일 드디어 하나 장만했다. 그 동안 식탁 겸용 테이블에 주욱 널려 놓고 작업하는 것이 불쌍해 보였는지 수정이가 제안하길, '책상 의자 장만하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다 결국 동의하고 손쉽게 Argos에서 온라인 주문했더니 며칠뒤 배달왔다. 조립식이라 두시간여 꼼지락 거리며 조립을 하고 나서 배치하고 보니 잘 샀다 싶다. 새 책상에 앉고 보니 새로운 각오가 생기는 건가... 좀 더 의욕이 나서 시작한 이번 주 였다.

Wednesday, April 06, 2005

'금주' 현상

술이 좋아 술을 마실 때,
맥주보다는 '원샷'에 목구멍을 알싸하게 감싸는 소주 한잔이 좋고,
소주보다는 오랜 향이 남는 문배주나 안동소주가 좋고,
술 보다는 술잔 앞에 놓고 밤새 이어지는 느긋한 수다가 좋고,
수다 보다는 만나도 또 보고 싶은 친구의 넉넉한 웃음이 좋은데,
맥주 한잔 조차 즐거이 마시지 못하는 요즘,
한잔 술도 앞뒤 일정 재어 가며 모셔야 하니,

우울하다...

Saturday, April 02, 2005

지도교수의 관심이 필요해...

한국에서 학부만 하였기에 대학원에서 학생과 지도교수의 관계는 전해들은 간접경험이 전부이다. 기억나는 선생이 누구냐라고 하면 생각이야 여러분 나지만, 존경하는 선생님이 계시냐라고 하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원했던 것은 존경하는 스승을 만나고 싶었던 것. 그러한 범주에 들어가는 스승의 기준은 무엇일까 문득 생각해봤는데, 우선 뚜렷한 삶의 기준, 자신을 낮춤으로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가짐, 낮은 자리를 지향하는 삶의 자세, 실천으로 다듬어지는 배움의 일상화... 너무 이상적인가? ^^;

지금의 지도교수를 석사 하면서 만났으니 이제 5년이 넘게 교류를 한 셈인데, 울 지도교수는 위의 범주에 들어가다 만듯한 느낌이다. 처음에는 기대를 많이 가지며 다가가려 했었고, 중간에는 실망을 하며 나름 (내가 느끼기에) 거리감이 생겼기도 했는데... 그렇게 몇 년을 부댖기며 지내다 보니 이젠 흐른 시간만큼 정이 들었는지, 아쉬운 것은 아쉬운대로, 좋은 점은 좋은 점대로 받아 들이며 이해하고 새로운 관계 쌓기를 하는 중이다. 처음 몇 년간은 만날 때마다 한껏 긴장하며 가끔 '땀'도 흘렸는데, 최근부터는 이웃집 아줌마에게 얘기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니 서로에게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울 지도교수도 나름 나에 대한 불만이 있을 거다. 가끔 툭 던지는 말이 '넌 참 고집이 세...' 슬쩍 웃으며 이렇게 툭 던지면, 난 나 나름대로 '내가 무슨...' 하고 부인 좀 하는 시늉하다가 '좀 그런면이 있지...'하고 같이 웃어버리고 만다. 뒤끝 없고, 돌려 말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이런 면에서는 지극히 '비영국적'이다) 가끔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이젠 그런 면이 오히려 편하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끝내기로 했던 chapter를 제때 못끝내 이리저리 피해 다녔다가 지난 학기 끝나기전 미팅을 갖고 3월 지나기 전까지 꼭 마쳐서 보내주기로 했었다. '남은 기간 잘해보자' 하며 웃으며 헤어졌는데, 결국 또 못끝냈더니 이번에는 평소 답지 않게 '다 되었냐?'라며 연락이 왔다. 자유방임형의 그 분 답지 않게 연락을 먼저 하다니...생뚱맞기도 하면서 나름 그의 관심 (혹은 '추궁' -.-a)이 반갑고 기분좋게 느껴진다. 학위과정 말년에는 지도교수의 관심이 더 받고 싶은 어린아이 심정이 되나 보다.

Sunday, March 27, 2005

집 근처 거리시장

지금 사는 집에서 10여분 걸어가면 다다르는 곳에 거리 시장이 있다. 보통 장을 보는 곳이 대형 수퍼마켓이지만, 일주일에 한번씩은 오고자 다짐한다. 여기 오면 야채, 과일, 생필품 등 웬만한 것을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어 좋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우리나라 시장 처럼 왁자지껄한 분위기. 가게 주인들이 외쳐 대는 소리에 이끌려 장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사진에 보이는 곳은 유서 깊은 곳. 100여년 전 이 동네 중심지로서, 시장이 위치한 곳은 당시부터 존재하던 마차길이었다. 시계탑 역시 그 만큼 오래된 것.

몇년전 런던에 처음 부모님께서 오셨을 때 산책 삼아 둘러보았더니 울 아버지 하시는 말씀..."서양애들이 시장에서 물건 파는 것 보니 신기하군, 허허." 관광객이나 사업차 오는 외국인만을 한국에서 접하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군 하셨나 보다.

Saturday, March 26, 2005

오늘 또 하루 헛탕?

아마 논문 진행이 더디면서 자주 하게 된 말이 '오늘 하루 또 헛탕!'이라는 말일게다. 아침 (혹은 점심) 무렵에 일어나 오늘 뭘 할지 될동말동한 목표를 세워 놓고 나선, 영락없이 제대로 써논 것 없이 늦은 밤 무렵에는 또 다시 '헛탕'이라는 말이 입에서 절로 튀어 나왔다. 문득생각해보니 어느덧 요즈음 하루하루가 외적인 목표에 맞추어 짜여온 것 같다. '내 안의 시간' 혹은 '내적 척도' -- 이러한 것을 생각하며 살고자 했던 것 같은데...

이루고자 하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과정이 중요할터인대, '끝'을 생각하고 그것에 매달리면서 그 끝과 관련이 없다고 나름 판단해버린 일들은 그냥 불필요한 배설물이 되어 버린다. 낯선 땅에 와서 이리저리 '생존'하고자 하다보니, 어느새 내가 세운 목표가 나를 얽어매고,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던 것이 습관처럼 굳어진 것 같아 당혹스러워진다... '차이'를 인정하고, '간격'이 주는 그 거리의 긴장감을 즐기다, 어느 순간 '간격' 그 자체가 굳어지고 말아 버렸나보다. 그 와중에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은 격려가 아닌 자학으로 둔갑해버린다.

'내적 척도의 부활' - 금년 한 해의 과제이다. 내게 주어진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즐겨야겠다.

Tuesday, March 22, 2005

뒷뜰에 여우 출현


열흘전 집 뒷뜰을 무심코 내다 보다가 여우를 발견했다. 전형적인 주택가인 이곳에는 집집마다 정원이 딸려 있는데 서로 맞닿아 길게 이어지다보니, 숲처럼 나무들이 우거지게 마련이고 그 안에 서식하는 동물들도 꽤나 많고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찾기 힘들다는 여우가 여기서는 들개 마냥 흔하다. 밤 늦게 집에 가다보면 집앞 길을 가로 지르는 여우를 자주 만나는데, 가끔 인적이 없는 정원에는 벌건 대낮에 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2005년 런던에 사는 여우의 현주소는 대부분 위의 그림과 같다...

Sunday, March 20, 2005

(박사)논문쓰기

시간은 자꾸 가는데 논문은 굼벵이 산책 나가듯이 한다. 지도교수 만날 때마다 지난 계획표를 끄집어 내어 수정하면서, 이번에는 지켜야지 하면서도 결국 또 고치게 되고, 이 과정이 반복되니 아무래도 계획을 제대로 지키지를 못한 내게 게으름이 있던지, 계획표 자체를 욕심만 내어 잘못 짰던지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아무래도 내 글쓰기 방식에 문제가 있는 듯 하다. 시간이 지나 가면서 처음 가졌던 포부는 점점 사라지고 어느덧 '기계적인 정리'가 되어 가는 느낌.

남은 시간 잘 쓰기 위해서 지금까지의 결론 몇 가지 간추리며 스스로를 추스려 본다.

1. 박사논문은 많아야 다섯명이 본다는 것을 잊지 말 것 (나, 지도교수, 심사위원 두 사람, 그리고 교정 보는 사람). 많은 사람이 보았으면야 더 할 나위 없지만, 사실 도서관 서고에 쌓여 있는 논문들의 90%는 두 번 다시 들춰 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결론은 욕심내지 말 것.

2. 처음 가졌던 계획대로 계속, 꾸준히 써 나갈 것. 일단 처음 생각대로 쓴 이후 수정을 볼 것. 내가 제일 못하는 것이 이 점인데, 쓰다보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 수정하고, 새로운 자료 보면 도로 앞에 가서 추가하고, 그러다 보면 끝을 쉽게 보지 못한다.

3. 한 문장이 세 줄 이상 넘어가지 않도록 간결하게 쓸 것. 영어를 아무리 신경쓰며 잘 해 볼려고 해도 모국어가 아닌 이상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다. 쓰다보면 주저리 주저리 이말 저말 더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꼭 문장 하나에 온갖 접속사 다 들어가면서 만연체로 늘어진다. 그러다 꼭 지도교수에게 핀잔 아닌 핀잔 듣는다. 문법적으로 맞을지 모르지만 읽어도 뭔소린지 헷갈린다고... 자고로 국어나 외국어나 간결한 문장이 좋은 문장이라는 것을 명심할 것.

4. 책상위에 많은 책이 쌓여 있지 않도록 할 것. 이것 역시 제대로 안되는 점이다. 항상 내게 도움말 주는 친구 왈, 박사과정 일찍 끝내는 사람들은 대게 책장 위에 책 몇 권 없다 한다. 쓸데 없는 자료들 뒤적이다 시간 소비하지 말자.

5. 논문을 준비하며 만난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과 도움을 항상 잊지 말 것. 개별 면담하며 만난 분들을 생각하며, 초심을 잊지 않도록 항상 되새길 것.

6. 마지막으로, 지금 이 시간을 즐기기. 살면서 쓰고 싶은 말을 한 권의 책(논문) 속에 담아 낼 수 있을 때가 얼마나 있을까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이 고역이 아니라 소중한 시간이어야 마땅하다. 항상 이 점을 잊지 말아야 겠다. 과정이 끝나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매순간을 즐길 것.


추신: 지금은 캐나다 토론토에 계신 어느 선배께서 이 글 읽고 보내셨던 답글을 아래 덧붙입니다. 이해하시겠지요 ^^

이 글을 보니, 아직도 그 지옥같던 시간들이 생각이 납니다. 보다 못한 집사람이 어느날 이쁘게 생긴 종이박스 하나를 사왔습니다. 하는 말씀이, 드래프트를 쓰고는 집어놓고 절대로 꺼내지 말라는 군요. 다시는 손을 못대게 ^^. 딴에는 도와준다는 거였는데, 학생이 말을 안들어서 실효는 없었죠. 제 조언이요?

첫째, 쓰는것 보다, 고치는데 시간을 많이 할것. 장의 back bone을 거칠게 쓰고, 여러번 손질을 하라는 뜻입니다. 디테일이 너무 강하면 논리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둘째, 밤에는 고치지 말고, 주로 낮에 수정할것. 밤에는 생각이 많아지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저는 공원에 들고 나간적이 많은데, 벤치에서 읽고 고치고, 산책도 하고. 이럴때일수록, 규칙적으로 운동을.

셋째, 가중은 참 중요한 것 같더군요. 할말이 많아 서론이 길어지다 보면, 결론이 초라해서 황당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꼭 강조하고 싶은 자신만의 발견과 의미에 가중을 잘 고려해서 하일라이트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넷째, "How to write a thesis"는 학위 다 받고 읽어보았습니다만 (왠지 처세술같아서). 역시 서양인이 쓴 내용답게. 정량적이 관리를 강조했던게 인상에 남습니다. 예를 들어, 이 장은 5000자가 될 지 3000자가 될지를 정해보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죠. 버젼닝관리까지 합해서요.

다섯째, 끝낼날을 꼭 정하십시요. 그래야, 끝날 수 있습니다.

영국에서의 박사논문은 결국 자기만족입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심사관들의 질문이 기대이하여서,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괜히 시간만 더 보낸것 같고. 요즘같은 시대에. 한데, 담금질이 잘 되어있는지는 박사후의 연구생활을 통해 알 수 있는것 같습니다. 좀 더 날카롭게 좁은 구멍을 깊이 깊이 팔 수 있도록 조련하는 기간이니, 너무 조바심은 내지말고, 충분히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이 글을 보니, 인제 다 끝난것 같습니다. 너무 잘 한 모습만 지도교수한테 보일생각말고, 초본이 섞인 장이 있더라도, 전부 출력해서 제본을 해 보십시요. 손에 잡히는 순간 끝이 보입니다 ^^.

열심히 응원할테니, 봄에는 땀 좀 흘려봅시다.

Saturday, March 19, 2005

장국은 뚝배기에...

장국은 역시 뚝배기로 끓여야 제맛이 나나 보다. 얼마전 중국친구와 술 마시고 들어온 날, 부실한 저녁에 배가 출출했던 참이었는데 얼마전 산 뚝배기로 수정이가 콩나물 장국을 끓여 주어 맛나게 먹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자그마한 뚝배기 태워 먹고, 아쉬워 하던 참에 런던 한인슈퍼에서 하나 사왔다. 이 날 이후로 일주일간 거의 매일 뚝배기 요리를 해먹은 것 같다. 이제 맛난 새우젓갈만 좀 더 구하면 된다... 누구 남는 새우젓 없나요? ^^;

'정이 깊은 집'

오랜만에 초코파이 한 상자 사가지고 집에 와 풀어보았다. 예전에는 없던 '부록'이 딸려 있어 살펴보니 '꼬빌情마을' 만들기... 심심풀이로 만들어 보았는데 나름대로 정교하게 디자인된 놀이물이었다. 아귀가 딱딱 들어맞는다. 만3세 이상 아동을 위한다는데, 내게도 잠시나마 집중을 요구한 재밌는 놀이였다. '정이 깊은 집'을 장만하였으니 다음에는 어느 집을 구해 '꼬빌 마을' 지어 볼까나...

Friday, March 18, 2005

다시 눈오는 날


앞서 올린 눈 오는 사진 찍은 뒤로 더 큰 눈이 한번 더 왔다. 이번에는 좀 더 눈 다운 눈이랄까... 금새 녹아버리긴 하였지만 2월 끝무렵 26일 내리는 눈 이후로 몇 주의 꽃샘 추위가 이어지더니 이제 봄이 도착했나보다. 주변에 심어진 벚꽃들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고 있다.

Friday, March 11, 2005

술 마시기 + 중국 명주

어제는 오랜만에 펍에 들러 맥주를 들이켰다. 요즘 더디게 진행되는
논문 핑계대면서 술집을 멀리 하였는데, 그러다 보니 한 잔 술이 두 잔되고, 더 이어 지다가 결국은 네 잔을 마시고 나오니 말 그대로
알딸딸... 잠이 부족한데다 알딸딸하니 결국 집에 오는 버스안에서
졸다가 결국 내려야 할 정거장을 지나쳐 버렸다. 예전 서울에서 퇴근
길에 술한잔 하고 집앞 지하철역을 지나쳐버리던 그 버릇이 여전히
남아 있나 보다. 회귀본능인지, 그래도 너무 멀리 가버리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북경에서 울 학교에 잠시 방문학자로 와있는 중국친구와 한잔
하였는데, 중국사회변화에 대한 주제로 이 얘기 저 얘기 한 것
같지만 잘 생각도 안나고 남는 것은 중국 명주로 그 친구가 권해준
아래 목록. 술 마시고 술이 남으니 그 것으로 족한 듯 싶다. 중국 가실 분들은 다음 술 꼭 참조하시라... ^^

1. 酒鬼 (湖南省)
2. 衡水老白干 (河北省)
3. 洋河 (江蘇省)
4. 口子 (安徽省)

추신: 그 중국친구의 별명이 '酒鬼'이다...이 친구 앞에서는 술조심...

Friday, February 25, 2005

복지리가 먹고 싶다

이제 거의 10년 가까이 되어간다고 하면 이제는 옛날처럼 들리지만 지금도 내게는 월성원자력현장에서의 근무 기간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 당시 시골 구석에서 따분함을 극복할 수 있게 한 몇 가지 중의 하나가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이었다. 여름에는 근처에서 잘한다고 하는 삼계탕집, 개고기집, 횟집 등을 찾아 다니며 점심을 해결하거나 또는 저녁 술 한잔 걸친거나 하는 것이 작은 재미 중의 하나였는데, 그 중에서도 술 마신 다음 날 복지리 한 그릇 먹으러 가는 것이 유난히 즐거웠다.

보통 술 마시고 다음 날 아침 해장은 '해장라면'으로 해결할 때가 많았는데, 가끔 가까운 선배랑 시간이 맞아 내키면 근처에서 잘 한다는 복집에 찾아가 점심 겸 해장을 하곤 하였다. 한번 가서 식사를 할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하고, 또 음식 기다리고 먹고 하면 1시간은 훌쩍 넘어가는데다 가격도 자주 먹기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이렇게 복지리 한 그릇 뚝닥하면 그 날 오후내내 시원한 기분으로 보내고, 전날 밤 술에 지친 몸도 말끔해지는 기분이었다. 물론, 이렇게 보신하고 다시 술 먹는 때도 많았지만... ^^;

독성이 강해 위험하기에 음식점도 잘 가려 다녀야 겠지만, 일단 믿을만한 곳이 있다면 모두에게 가끔 권하고 싶은 생선이 '복'이다. 껍질에도 독기운이 남아 있어 예민한 사람은 복지리만 먹고도 얼굴 근육이 굳는다는 사람이 있는데 그 중의 한 명이 수정이다. 방학이나 휴가를 맞아 근무지로 어쩌다 놀러왔을 때 복지리를 함께 먹으면 독에 취해 오후 내내 고생하곤 했는데 그래도 맛은 좋다고 하던 기억이 난다.

그 복지리가 가끔 먹고 싶어진다. 그 때 한가롭게 점심 먹으러 운전하던 그 해변가 마을길도 그립고, 그 때 '후우 후우'거리며 탕그릇에 함께 숟가락 담그던 사람들도 그리워진다.

Wednesday, February 23, 2005

집 뒷뜰, 가을 그리고 겨울

2월 21일 눈이 내렸습니다. 집뒷뜰에 조금이나마 쌓일 정도로 내려서 마음도 조금 푸근해졌답니다. 지난 가을 사진과 같이 놓고 보게 함께 모아 보았습니다. 봄과 여름도 여기서 지낼테니 '봄-여름-가을-겨울'이 완성되길 기다려 봅니다. '그리고 다시 봄'이면 여기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터를 잡아 보는 상상을 해봅니다.

Monday, February 21, 2005

해외 부동산 투기 기사

외국에서 고생 고생하며 '생존'하는 모든 재외 동포를 위해 이 기사를 옮겨 놓습니다. 우리나라 기사에서 단골로 회자되는 '해외유학생/여행객으로 인한 국부 유출' 얘기가 나오면 이 기사 근거로 '한방' 먹여 줍시다. 고생하는 대다수의 재외동포와 잔푼 알바비 힘겹게 모아 견문 넓히려는 여행객들 만큼은 괜스레 건드리지 말라고... ^^;

기사: “재벌-의원-무기상, 줄줄이 해외부동산 투기"

천장 (天葬)

Tibet 천장(天葬)
"티베트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산중턱에 위치한 천장터로 옮겨 장례를 치른다. 승려나 천장사가 시신을 칼로 자르고 뼈는 잘게 부수어 독수리의 먹이로 주는, 이방인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독특한 장례 풍습이다. 이 천장 풍습에는 죽은 사람의 영혼이 새를 타고 하늘로 날아간다는 관념과, 죽은 사람을 초원에 방치해 새나 들짐승이 먹도록 내버려두고 계속 이동했던 유목민 시절의 전통이 얽혀 있다"
[여행작가 김선겸의 낯선 땅, 낯선 사람] 중에서
http://www.donga.com/docs/magazine/new_donga/200207/nd2002070910.html

갑자기 '버림으로써 얻는다'라는 어귀가 생각나 문구그대로 구글 검색을 했더니 티베트 천장 풍습이 첫머리에 나온다. 유목민... 가지려 하면 할 수록 이동하기에 지장을 받기에, '가짐' 그 자체가 존재의 근거를 부정하게 된다. 단순히 자연에서 와 자연으로 돌아간다기 보다는, 그 육신마저 섬김의 자세로 포기하는 배려가 그들의 삶을 규정하리라.

가지면 가질 수록 포기하지 못하는 마음에 욕심 하나 더 생기고, 그 욕심 하나 채우려 의도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게 될 터이니 가짐 그 자체가 '죄'이고, 갖고자 하는 탐욕이 '원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 가진 것이 무엇이고 갖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듯 모를듯...살고자 하기에 '가짐'이 불가피하지만, '가짐'과 '버림'이 교차하는 통로의 삶을 살면 '천장'의 삶에 다가설 수 있을까?

Wednesday, February 02, 2005

꿈이요 꿈
산다는 것은 꿈이요
꽤나 아픈 꿈이요
꿈이 꿈인 것은 어찌 아나요?
시작은 알 수 없으나 끝은 알게 될테니
꿈임에 틀림없겠지요.
아마도...

(방안에 뒹굴던 어느 누구의 끄적거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