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03, 2007

"거위의 꿈"


거위의 꿈
인순이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 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나를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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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바쁜 일상, 초조한 마음에 내 꿈이 무엇인지, 희망이 무엇인지 잊곤 한다. 그러다 옆에서 일깨워 주어야 다시 '아, 그랬었지' 한다.

꿈을 꿀 수 있어 행복한 삶
쉬운 선택, 쉬운 길로 가려다 보면 그 꿈은 잊혀지기 마련이다.
에둘러 가더라도 즐거운, 꿈을 꾸는 삶

어느덧 30대 후반이 되어 버리니 '꿈'이란 말 조차 생소하게 다가오지만, 그래서라도 더 의식적으로 끄집어 내주어야 겠다.

내가 하고 싶은 일, 꿈꾸는 삶, 더욱 까탈스러워지는 삶, 그래서 유연해 지는 것.

게으른 내가 감당하기 어렵고, 조급함에 이리저리 부딪히지만 이렇게 배워가는 것이리라.

상식
소통
당당
중심

Tuesday, November 27, 2007

속도전...

'하루를 열흘처럼' 사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열흘을 하루처럼' 살아도 좋겠다.

Friday, November 16, 2007

1년전 오늘

며칠째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한다고 하였지만 그래도 잠자는 시간은 자정을 훨씬 넘긴 뒤였다. 그래도 어젯밤에는 좀 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어제 저녁 늦게 까지 논문을 뒤적이며 앉아있는 내게 수정인 이제 그만 봐도 되지 않겠냐고 한다. 이제는 마음을 가다듬고 마음을 차분히 하는 것이 더 나을 거라고. 나 역시 그런 생각이 들어 논문을 내려 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떠올랐지만 두런두런 수정이와 얘기하며 '마이너 정도로 방어해서 '한달' 수정으로 끝냈으면 좋겠다' 이러다 잠이 들었었다.

아침엔 적당히 일찍 일어난 듯 하다. 조금 개운한 정신. '미팅'은 아침 10시. 수정이가 차려준 아침을 든든히 먹고, 학교로 향했다. 오전에는 다소 버벅거리던 내 영어, 그래서 일부러 수정이에게 부탁을 해서 학교 가는 내내 영어로만 얘기했다. 좀 도움이 되었을까... 2,3주 전부터 논문을 다시 읽어보며 요점 정리한 것들,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 등을 다시 뒤적이며 정리를 해본다. 그러다 마음을 가라 앉히려 차분히 눈을 감아 본다. 수정이가 살포시 잡아준 손. 그 손을 통해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 수정이 역시 조금은 긴장되는 걸까?

연구소에 가방을 내려 놓고, 수정이와 헤어졌다. 가슴이 조금씩 두근대는 느낌, 긴장감이 조금씩 밀려오는 듯 하다. 20여분 남은 동안, 무얼 할까 하다, 지도교수의 '엄명'을 어기고 담배 한 개피 입에 물고 커피 한잔 천천히... 마지막 남은 그 시간 동안 잠시 하늘도 쳐다 보다 이 생각 저 생각... '모든 것이 잘 될 거야'라는 생각... '심사하러 온 분은 내 적이 아니다, 장래 함께 일할 동료다'라는 생각... ' 마음 편히 하자'... 등등. 지나가던 친구가 알아보고 말을 걸려 하기에, '아무 말 말고 그냥 지나가'라는 말 한마디 밖에 할 수 없었다. 가다듬는 마음 다시 흐트려뜨리고 싶지 않았기에.

10분 정도 남겨 놓고 지정된 장소 앞으로 이동. 살짝 열려 있는 문틈 사이로 지도교수와 R교수가 함께 얘기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다른 W교수는 아직 도착을 안한 듯 하다. 내가 온 것을 알아본 지도교수,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란다. 조금 더 기다리는데도 아직 도착을 안한 W교수. 지도교수가 문밖으로 잠시 나오더니 W교수가 혹시 장소를 못 찾고 학교 Reception으로 갈 수도 있으니 거기 가서 기다렸다가 만나면 모시고 오란다. Reception에 가서 10여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 W교수, 나도 마냥 기다릴 수 없이 다시 미팅 장소로 돌아갔더니 W교수가 어느새 거기 와 있었다. 혹시 못와서 취소되면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에 안도...

몇분뒤 입장하라는 지시에 입장. 문가까이 가운데 앉은 나, 오른편에는 W교수, 왼편에는 R교수, 내 오른편 뒷편에는 지도교수. 며칠째 머릿속으로 그리던 대로 웃으며 인사. 긴장한 모습을 최대한 내지 않고자 노력해 본다. 이제부터는 내 반응에 따라 결과가 좌우된다.

친구의 논문도 심사했던 R교수. 그 때에는 시작할 때 부터 논문 통과되었다고 결과를 알려 주고 시작했다 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나는 생략... 살짝 이상한 느낌이었지만 이내 잊고 첫질문에 대답을 시작하였다. R교수가 먼저 질문을 몇 개 던진다. 논문에 적용된 이론에 대한 질문 두가지, 정책 입안 배경에 대한 인터뷰 여부 등에 대한 질문들... W교수는 인터뷰 관련 대표성 문제, 역시 이론에 관련한 질문, 중국에서의 신규 재개발 수법에 대한 이해 등등...

처음 십여분 동안 살짝 버벅이며 나름대로 대답을 '장황하게' 이끌어 가는 나... 두 교수와의 interaction이 좋았던 것인지 이후 1시간 여 남짓 대답하는 동안 편안한 느낌에서 매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었다. 한 두개 다소 까다로운 질문 등은 두리뭉실 대답을 하며 살짝 비껴갔고, 필요할 때 마다 두 교수의 저술을 끌어다 쓰며 답변에 보태기도 하였다. 결국 1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된 질의응답... 두 교수도 이젠 끝냈으면 하는 눈치를 보이더니 종료. 잠시 나가 있으라고 하기에 밖으로 나온 나는 살짝 흥분되 있었던 듯 하다. 함께 나온 지도교수, 자기 방으로 돌아가 있을테니 심사결과를 들으면 전화로 알려달라고 한다. 교수들과 차 한잔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았다면서. 지도교수는 나름 내 답변에 만족해 하는듯... 얘기 잘 했다고 하기에 조금 마음이 놓였다. 몇 분이 흐르는 동안, 문밖으로 간간히 들려오는 목소리, 알아들을 수 있던 것은 심사보고서 작성하기 위한 역할 분담을 논의하는 듯 하였다.

조금 뒤에 다시 들어오란 소리. 자리에 앉은 내게 건네주는 R교수의 음성..."자네 수정없이 통과야. 군데 군데 문법상 간략히 수정할 곳 읽으면서 표시해 둔 것이 있는데 그거나 고쳐"... 내 주체할 수 없는 웃음에 교수들도 기뻤나 보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문밖으로 나와 지도교수방 전화번호를 물을 겸 먼저 수정이에게 전화했다. 흥분된 난 자세히 얘기할 겨를도 없이 "다 잘 되었어, 수정없이 통과래"라는 말 부터 전했다...

수정이 왈, 이후 약 일주일간 내 얼굴은 웃음꽃이 만발해서 '하회탈' 그 자체로 머물러 있었다 한다.

그 기쁨은 단지 학위를 마친 것에서 연유한 것은 아니었다. 수년간 끌어온 개인 '프로젝트'. 나름 안정된 곳을 뒤로 하고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 들인 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동안 수없이 반복되어온 좌절, 회한, 불안함... 약간의 기쁨과 안도감도 있었지만 '프로젝트' 진행 기간 동안, 기쁨은 기쁨이 아니었고, 안도감도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 불안함으로 되돌아 온 듯 하다. 그런 지난한 과정 뒤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는 것이 기뻤었다.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기운을 얻었기에.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켜봐주며 기운 북돋아주고 견뎌준 사랑하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수 있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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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부터 쓰고자 했던 viva 감상기... 1년된 오늘에야 그 숙제를 한다.

Wednesday, November 14, 2007

'Earth-rise' and 'Earth-set' from the moon

일본의 달 탐사위성이 고화질 촬영한 지구의 모습이 공개되었다 한다. 말 그대로 또렷이 보이는 푸른 지구. 이전에도 여러번 보곤 하였지만 이런 지구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지겹지 않다. 저 아름다운 곳에서 아웅다웅하고 살고 있으니...쯥...

KAGUYA (SELENE) Image Taking of Earth-Rise by HDTV

어릴적, 아마도 아직 '국민학교'라 불리던 곳을 들어가기도 전인 대여섯살 때 인가... 시골 할아버지 댁 마당에서 맑은 밤하늘을 쳐다 보며 무수히 많은 별에 푹 빠져들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은하수라 불리던 그 광경... 하늘을 가로 질러 말 그대로 Milky Way같은 모습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된다. 그 수 많은 별들 사이로 빛 하나가 밤하늘을 가로 질러 이동을 하고 있었다. 신기하여 옆에 계시던 아버지께 여쭤 봤더니 '아마 인공위성일걸...'

아무튼, 그 때의 기억때문인지 고등학교때 한참 진학을 고민하면서 '천문학'을 할 것인가 하고 고민도 해봤다. 그러다 그것 가지고 밥 먹고 살기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에 진로를 '항공'으로 바꾸긴 했지만... 결국 그 마저 적성에 맞지 않았는지 이젠 (밤)하늘 보다는 인간사에 관심가지며 살고 있다.

요즘엔 같은 그 마당에 서더라도 그런 밤하늘을 보긴 힘들어졌다. 너무나 밝아진 주변 환경, 오염된 하늘 때문에 요즘은 웬만한 시골이라 하더라도 그런 은하수를 맨눈에 보긴 힘들 것이다. 멀지 않은 때 기회가 닿으면 다시 그런 밤하늘을 꼭 보고 싶다.

Tuesday, October 30, 2007

Taiwan Film Festival 2007

아무래도 런던을 벗어나면 아쉬운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다음과 같은 영화제이다. 대만 영화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마음껏 누리시기를...부럽당...

Taiwan Film Festival 2007
- An announcement from the Taipei Representative Office in the UK

From the 16th to 29th of November, in collaboration with the Taipei Representative Office in the UK (TRO), the British Film Institute (BFI) will be hosting 'Little Epiphanies', a retrospective screening of the films of acclaimed Taiwanese director Tsai Ming-Liang, along with the Taiwan Film Festival 2007.

The BFI and TRO have carefully chosen six Taiwanese films of exceptional quality from 2006 and 2007 to be screened on the 17th and 18th of November. These films are:

* 'Fish With a Smile' by Jay Shih;
* 'Sland Etude' by Chen Huai-en;
* 'Do Over' by Cheng Yu-chieh;
* 'My Football Summer' by Yang Li-chou and Chang Rong-ji;
* 'Keeping Watch' by Cheng Fen-fen; and
* 'The Song of Cha-Tian Mountain' by Huang Yu-shan

Each work has its own unique character: subtle and moving animation for all ages; the stunning visuals of a road movie travelling down Taiwan's east coast; tales of the fruition of youthful dreams; and even a documentary on a football team from Hualien county. These two days of cutting-edge Taiwanese cinema are not to be missed.

'Little Epiphanies' will include more than just screenings of the celebrated director's work: on the evening of the 16th of November, following 'I Don't Want to Sleep Alone' there will be a Q&A with the director, while on the afternoon of the 16th Tsai Ming-liang will hold a discussion group with local students, chaired by the acclaimed film critic Tony Rayns.

More information at BFI web site, http://www.bfi.org.uk or from the Press Division of the Taipei Representative Office in the UK (tel: 020 7881 2674~76; e-mail: presstro@taiwan-tro.uk.net) directly for further information.

Saturday, October 27, 2007

RE: Book proposal to Routledge

금요일 늦은 오후 날라 들어온 소식...

"...the editorial board have now approved your proposal for publication..."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는 생각도 못해 보았었던 일, 논문제출 전에는 단지 희망이었던 일.

곁에서 나보다 더 기뻐해주는 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너무나도 쏘옥 마음에 드는 인터뷰...

읽다 보니 너무나도 마음에 쏘옥 드는 말들...우리가 항상 투덜거리던 말들...

전순옥씨 인터뷰

기사 제목은 다소 생뚱맞다.

Thursday, October 25, 2007

University of Leeds - Korea Research Hub

영국내에서 한국 관련 연구는 일본/중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비인기 분야. 90년대 중반까지는 그래도 '아시아의 네마리 용' 어쩌구 하면서 관심의 대상이 되었지만 지금은 중국/인도 등에 밀려 관심이 떨어져 보인다. 그래도 한국 관련 연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조금씩 네트워크를 형성하려 노력하는 것이 보인다. 그 중의 하나가 얼마전 새로 마련된 Korea Research Hub 웹사이트. 리즈대학과 세필드대학의 한국 관련 연구자를 모아놓은 것으로써, 앞으로 좀 더 내실을 다지려 모색중인 것 같다.

University of Leeds - Korea Research Hub

Saturday, October 20, 2007

Barbican - The London Korean Film Festival 07

몇년전부터 시작된 런던의 한국영화축제. 듣기로는 일부 한국학생들의 노력으로 시작된 것이었다 하는데 이젠 제법 자리가 잡힌듯 하다. 올해에는 Barbican에 '입성'하여 진행될 예정이라 한다. 기간은 11월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예전보다 다양한 쟝르의 영화가 소개되고, 오래된 흑백영화도 포함되어 한국영화 소개가 이루어진다니 많은 현지사람들, 한국사람들이 찾아 우리 영화를 접하길 바란다.

Barbican - The London Korean Film Festival 07

상영 영화중 강추:

가족의 탄생


음란서생

Tuesday, October 16, 2007

해후

 

사회생활 갓 시작하고 정신없이 자기자리 찾으려 바삐 돌아갈 때엔 주변을 돌아보기 힘든가보다. 바쁜 일과 속에 의도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연락이 드물어지고, 그러다 문득 고개 들어 돌이켜 보면 마지막으로 본지 벌써 여러해... 그렇게 세월지내다 보니 십여년 동안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 시절, 전공공부보다는 다른 일에 몰두하다 보니 학과 친구들과 어울일 일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다 보니 졸업할 즈음에는 더욱이나 함께 공유할 만한 추억이 극히 드물어져 버렸다. 내가 주로 어울리던 친구들은 학내 동아리 혹은 학교밖 친구들이었고. 제주도로 갔다던 수학여행조차 빠졌으니 추억이라 할 만한 것들은 모두 1,2학년 때의 기억뿐. 상당수가 진학했던 대학원도 나의 길이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고, 주저없이 취업으로 길을 정했으니, 90년대 중반 내 경험과 과친구들의 경험은 무척이나 다르기도 하였다.

어느덧 십수년이 지나 대학동기들을 다시 찾고자 하는 마음이 어디에서 연유하였는지 모르나, 아마도 '아쉬움'이 아닐까 싶다. 거기에 '그리움'이라는 양념도 살짝 얹었을게다. 다른 시공간에서 십수년을 지나 살아오면서 습관, 가치관 등이 달라졌겠지만, 그냥 '소주' 한잔 하면서 건강히 살아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 그만큼 세월이 지났나보다.

한국에서 지내던 동기들은 요즘 들어 반년에 한번씩 모임을 가지나본데, 난 참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다. 오랜만의 만남과 지나간 세월의 무게에 나름 적응하느라 '살짝 어색했던' 나를 잘 받아준 이들에게 감사한다. 술집에서 찍은 사진, 흔들려 촛점이 맞지 않아 자연스레 프라이버시 보호가 이루어져 올려 본다. 9월 5일(?) 저녁 종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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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4, 2007

세월 업데이트

숙제를 미루다 보면 어느 순간 감당이 안되게 쌓여 포기를 하게 될 때가 있다.
블로그에 글 남기는 것을 미루다 보니, 밀린 숙제 같이 되어 버렸다. 몇 자 끄적거리려 생각해 보다가도, 훌쩍 뛰어 넘은 '세월 업데이트' 하기가 엄두나지 않아 그냥 포기해버린 적이 여러번.. 그러다 이제서야 다시 시도해 본다. 시도하다 안되도 그냥 해봤다는 흔적이라도 남겨 보려 한다.

어디서부터 시작할 지 몰라 시간순으로 굵직 굵직한 것들만 대충 적어 봤다.

6월 14일. 리즈대학 White Rose East Asia Centre에서 Postdoctoral research fellow 생활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딱 4개월 된 날이다. 연구소 웹사이트 업데이트는 내 블로그보다 더 이루어지지 않아 아직도 내 프로필이 실리지 않았다. 그걸 제외하고는 모두 만족스런 생활이다. 넓직한 개인연구실에는 상담실에나 보일 것 같은 둥근 테이블까지 놓여 있다. 위치는 반지하, 연구소내 다른 직원들과는 약간 동떨어진 곳에 위치해있어 다소 불편하지만 조용히 있을 수 있어 집중하기에는 제격인 곳이다. 무엇보다 난생 처음으로 밀폐된 개인사무실이 생겼다.

7월 12일. 졸업식. 이틀전 도착하신 부모님과 함께 졸업식에 참석했다. 석사졸업식때 섰었던 같은 장소, 다른 느낌. 학위증 받은지 반년은 넘게 지나서 그런지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던 것 같다. 나보다 아버지께서 더 들뜨셨던 느낌... 부모님과는 이후 에딘버러까지 기차 여행. 항상 가보고 싶었던 곳, 부모님과의 첫방문이후 인연이 뚤렸는지 3주만에 Edinburgh Fringe 축제때 다시 한번 더 가게 되었다.

7월/8월. 미루고 미루던 저널/학회 페이퍼 작성에 매진했던 때. 그 사이 학교 후배 승택부부가 찾아와 일주일여 함께 즐거울 수 있었다. 채관형의 반가운 방문으로 에딘버러 다시 가다. 말로만 듣던 Last for One의 현란한 춤동작과 그들의 일상을 가까이 볼 수 있었기에 더 재밌던 여행이었다.

8월말-9월초. 서울대에서 열린 APNHR 학회 참석차 2주 일정으로 한국 방문. 이 시기 맞춰 치과 치료. 용철형 가족, 과동기들, 통과연 친구들, 오래전부터 만나고 싶던 교회선배 등을 만날 수 있어 즐거웠다. 한국 방문 때마다 짧은 체류 일정동안 많은 것을 하려다 보니 몸에 무리가 가는 것 같다...

9월 16일. 런던에서 리즈로 이사. 런던짐을 완전히 뺌. 이사 직전에는 주택수당연구프로젝트 관련 요크/런던 방문. 리즈 숙소 역시 임시로 12월말까지 있기로 한 곳이어서 짐을 다 풀지는 않았다. 대신 보유 서적/파일류를 모두 연구소로 옮길 수 있어 다행. 2년만의 집이사로 몸과 마음이 좀 지쳤던 한 주였다.

9월 중순 이후.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서 연구소/학과 사람들도 새로 만나 인사. LSE 친구와 함께 연구기금 신청. 사회적기업 연구프로젝트 관련 리뷰, 특강 수업 준비 등등...

아무튼 바쁘게 지냈던 지난 4개월, 그래도 재밌게, productive하게 보낸 세월이었다. 무엇보다 수정이가 이사와서 리즈의 재미를 함께 누릴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남은 리즈에서의 시간, 더 재밌을 것 같은 느낌이다.

Sunday, May 20, 2007

Book sales

2001년 새로 단장하여 재개관한 학교 도서관.
사회과학 관련 서적은 세계 최다 보유라고 하는데, 책을 보다 필요한 참고문헌은 어지간하면 다 있긴 하다.

미처 소장하지 못한 책이나 신간들의 경우 수업/연구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신청하면 가급적 다 구비해준다.

그러다 보니 한정된 공간에 책이 넘쳐나서 그런지 이용빈도수가 떨어지는 일부 책들을 골라 매년 '떨이 판매'를 한다.
무조건 권당 단돈 50 pence (950원)

 

작년은 기억안나는데, 올해엔 2주에 걸쳐 매일 분야를 바꿔가며 책을 판매했다.

저렴한 가격, 책 욕심에 쓸어담다 보니 50여권이나 사 버렸다... 그래도 전부 5만원이 안되는 가격. 수지 맞았다.

아래 두 사진은 학교 도서관 내부 모습. 건축가 Norman Foster가 했다는 디자인은 왠지 면학 분위기 조성과는 큰 거리가 있다. 자연 통풍이 되도록 했다 하지만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며, 한 여름엔 열기가 갇히고, 바닥 소음은 천정을 뚫을 정도다. 걸핏하면 고장나던 승강기는 요즘은 좀 괜찮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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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May 02, 2007

May Day

사회문제에 눈을 뜨던 오래전 학창 시절, 대학 본관 건물앞 아크로폴리스에서 여러 친구, 선후배들과 함께 보며 뜨거운 감동을 받았던 영화, [파업전야]. 제작되던 해 여러 학교를 돌며 상영을 하였었는데 우리 학교도 그 중의 하나였다.

이후 두번다시 보진 못했지만 그 당시 그 느낌은 이후 몇년 동안 생생하게 내 곁에 머물렀고, 지금도 아련한 추억으로 되살아난다. 열정, 치기, 호기, 이 모든 것이 버무려진 감성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다'던 그 때, 그 처음을 함께 하던 영화가 [파업전야]였던 것이다.

From 민중의 소리


제작을 담당했던 당시 장산곶매 대표 이용배씨의 [파업전야] 생생기에 언급되던 긴박감을 직접 경험하진 못했지만 영화를 보던 당시 대학본부 앞에 모였던 모두에게는 긴장감이 흘렀던 듯 하다.

'노동자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였던가...근로자의 날로 변형되었던 노동절 메이데이가 1994년에서야 제자리를 찾았으니, 집회현장, 파업현장에서 단골로 불리던 [파업전야] 주제곡 '철의 노동자'는 메이데이와 노동자의 힘을 상징하던 노래였다.




역시 [파업전야]에 나왔었고 배우들이 직접 불렀던 "노동자의 길"




20대 초중반, 메이데이면 어김없이 노동절 기념집회에 가야된다고 생각하던 그 때, 노동을 기념하지 말고 지양해야 한다고 내뱉던 그 때... 정작 노동을 해서 먹고 살게 된 이후 메이데이는 그냥 여러 휴일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

몇월 며칠 날짜 보다는 요일 위주로 살게된 요즘, 메이데이 역시 무심코 지나버렸다. '철의 노동자', '노동자의 길'을 부르며 치밀어 오르던 감정들도 무뎌졌고, 그 당시의 호기, 치기가 아쉬운 것은 아니지만, 열정만큼은 그립다.

Tuesday, May 01, 2007

the other life

수정이가 알던 이 중에서 Gordon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학교에서 교직원으로 일하던 틈틈이 밴드 활동을 하면서 공연도 하고 앨범도 발표하던 그 사람.

지금은 학교를 그만두고 자기 나라 미국으로 돌아가 시카고에서 밴드활동을 한다고 한다.

From Fooled by April


그이에게서 받은 앨범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아래의 "Nobody Knows". 노래를 들으려면 다음 사이트를 방문하길... http://cdbaby.com/mp3lofi/fooledbyapril2-02.m3u

그리고 같은 학과 (Social policy)에서 부교수로 재직중인 David Lewis. Singer-Songwriter로 활동하는 그 역시 몇 장의 앨범을 내며 지금도 간간히 라이브 공연을 펼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최근 있었던 런던에서의 공연 사진. 왼편이 그이다. 오른편에 있는 사람 역시 왕성한 연구활동을 펼치는 David Satterthwaite. 둘 다 매력적인 사람들이다.

 


From David Lewis (Photo by Guy Mayraz)


올 2월에 출시된 최근 앨범 Ghost Rhymes에서의 한 곡을 소개한다. 다른 곡들을 듣고자 한다면 David Lewis: downloads를 방문하길...

Tricks with Time



밴드 활동이 본업인지, 부업인지 알 수 없으나 또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그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나의 the other life를 꿈꿔 본다.

Sunday, April 29, 2007

Back to Work

친구 Daniel이 한다는 사진 기획전 제목이다.
1년간 출근하는 이들의 각양각색 모습들을 담았단다.

그 다양한 뒷모습을 보면서 나의 출근 모습은 어땠었고 지금은 또 어떨까 생각해본다.

하나의 인생을 살면서 겪게되는 인생의 다양함만큼이나 사람들의 뒷모습 또한 많은 의미를 내포하리라.

(사진전 관련 정보는 아래 동영상 참조하거나
http://daquellamanera.org을 방문,
또는 여기를 클릭)








Sunday, April 22, 2007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박사논문이 막바지에 이르던 즈음 문득문득 논문이 끝나면 하고 싶은 것이 떠오를 때가 있었다. 마치 영화 '해바라기'의 태식(김래원역)이 출감하기 전까지 노트에 끄적거리던 목록처럼 그 중 몇가지를 무작위로 적어보면:

- 프라모델 조립하기
- 여행가기
- 공원가서 햇볕쬐기
- Pub crawling
- 요리배우기
- 영화관 다니기
- 를래식 콘서트 가기

그 중 '클래식 콘서트 가기'를 어제 지울 수 있었다. 사실 런던에서 살면서 비교적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었지만 항상 마음의 여유가 없던지라 차일피일 미루던 일이었다. 어제 프로그램은: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장소: Southbank Centre's Queen Elizabeth Hall
지휘자: Ingo Metzmacher
피아노: Marc-Andre Hamelin

연주곡
Schoenberg "Verklarte Nacht"
Stravinsky "Concerto for Piano and Wind Instruments"
Beethoven "Symphony 4 in B flat"

티켓 가격: 일인당 12파운드 (약 22,000원)

연주 순서대로 좋은 느낌이었으며, 후반부로 갈수록 휴식을 갖는 느낌이었다. 학교에선 걸어서 15분거리이고 강변에 위치해 있어 여름에는 특히 들르기 편한 Southbank Centre. 자주 와야 겠다.

사진 1: 단원들 입장하기 전 무대
 


사진 2: 중간 휴식시간 까페에서의 사람들 모습
 


사진 3: Queen Elizabeth Hall 옆에 위치한 National Theatre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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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April 19, 2007

관계 맺음, 인연

하루에도 무수히 맺게 되는 인연.
새로운 인연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으려면
서로에게 얼마나 많은 기회를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는가보다.

첫인상이 마뜩치 않은 상대에게는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자신의 장점을 알아채도록 상대방이 좀더 기회주기를 바라는...

문제는 얼마나 기다리느냐이다.

바쁜 현대인이니 그냥 단칼에 잘라버려?
아님 온정으로(?) 한번 더, 아님 두번 더?
그것도 아니면 얼마나 더?

서른 중반을 넘어선 지금의 나를 타인은 얼마나 기다려주며,
나는 또 얼마나 기다릴 여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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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pril 17, 2007

Easter trip to Oxford and Bristol

지난 부활절 기간 동안 일주일 가량 학교가 문을 닫았다.
연휴 기간 동안 무엇을 할까 이 고민 저 고민...
남부유럽을 갈까, 스칸디나비아를 갈까, 아님 동부유럽?
그러다 결국 가볍게 영국 인근 도시 기차여행으로 정리했다.

행선지는 한번도 안가본 옥스포드, 그리고 한번 방문하겠다고 선배부부께 공수표만 남발한 브리스톨.

수많은 college 건물들로 채워진 옥스포드 시가지. 그래도 제일 좋았던 곳은 산책로였던 Christ Church Meadow 였으며, 여기저기 들어선 pub이었다. 런던 Covent Garden에도 있는 Lamb & Flag는 옥스포드에도 비슷한 구조의 건물에 있었으며, 물가옆에 있던 Irish pub은 오랜 정취가 느껴져 좋았다. 곳곳에 학생/교직원 같은 모습의 이들이 눈에 띄는 것이 university town 같은 모습이었다. 잠시 이런 곳에서 공부했으면 어떨까 생각해보았으나 역시 나는 좀더 북적거리는 도시가 맞는 것 같다.

Visit to Oxford


옥스포드 숙박비는 비싼편. 인터넷으로 여러 호텔과 B&B를 찾아보았으나 en-suite doubleroom은 60~100파운드한다. 그 중 괜찮아 보이는 곳을 골라 처음 연락해보니 방이 없다 하고, 며칠뒤 혹시나 해서 다시 전화해보니 예약취소된 방이 있다 한다. 깔끔한 방, 적당히 친절한 주인부부, 살짝 부담스런 English breakfast, 잘 가꾼 정원. 추천할 만 하다. 하룻밤 75파운드. 시내에서 버스로 5~10분거리.

Tilbury Lodge Oxford


브리스톨에서는 언제 가도 멋진 풍경을 선사하는 Clifton Suspension Bridge 근처 pub에서 맥주와 차를 마시며 담소. 둘째날 오후에 방문했던 tower에서 바라보던 브리스톨 시내 풍경도 좋았다. 하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늦은 밤까지 얘기나누던 것.

Bristol April 2007

Monday, April 16, 2007

아침형 인간

학창 시절, 사회 생활 내내 유지하던 생활 습관은 늦게 자는 것이었다. 일찍 잠자리에 들면 왠지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았고, 조금이라도 늦게 자면 그 만큼 더 산 것 같았다. 그렇다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는 것도 아니었으니, 아침에 일어나면 몸은 피곤하고, 머리는 무겁고...아무튼 개운하게 일어난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박사과정 기간 동안은 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자 마음 먹었지만 한해 두해 지나면서 결심만으로 그치고 몸은 따르지 않았다. 너무나도 당연한 것을 게으름의 소산으로 탓하며 몸을 더 혹사시키기만 한 듯 하다. 능률도 오르지 않고, 몸만 망가지는 악순환이었던 것이다.

3월말 한국에서 돌아오면서 이 생활을 바꿔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름하여, 아침형 인간을 위한 생활 개조 프로젝트.

프로젝트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 저녁 12시 이전에 잠들기
- 아침 7시 전후에 일어나기
- 일어나자 마자 1시간 업무 보기
- 아침 챙겨먹기
- 이후 주욱 점심때까지 업무 보기
- 오후엔 상황봐가며 여유있게 지내기
- 저녁엔 푸욱 쉬기

이 프로젝트의 관건은 아침에 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밤에 제시간에 자는 것. 나도 이번 기회에 아침형 인간 한번 되어보자...

Wednesday, March 28, 2007

Bon Voyage

이제 다시 출국이다.
새로운 기분, 새로운 역할,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익숙한 자리, 익숙한 사람들, 나의 보금자리
이러한 것들이 모두 적절히 버무려진 맛있는 인생을 느껴보자.

KAL Lounge에서
오후 12시 22분
Boarding time 3분전...

Tuesday, February 20, 2007

드디어...

사직서를 정식으로 제출했다...!

"상기 본인은 개인사정으로 해외 교육/연구기관에 이직하고자 2007년 3월 9일자로 사직하려 하오니 선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올.미.다. 에피소드 중에서 서로들 사직서를 쓰겠다고 거실에 모여앉아 고민하는 장면이 나오던데...한시간여 고민하다 작성하고 나니 이렇게 간단하다. 마지막을 폼나게 가려고 별도로 "사직의 변"을 써서 사직서에 첨부했다.

덧붙여 회의 시간에 들었지만 나름 도움이 되었던 말을 옮겨본다:

[행복한 경영이야기]
"즐기면서 일하라. 만약 현재 일을 즐기지 못하면 다른 일을 찾아라."

Saturday, February 17, 2007

사직 그리고 새출발

처음 회사를 입사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수년이 지난 90년대 중반, 나도 언젠가는 쿨하게 사표를 던지고 새로운 길을 나설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한번의 기회를 놓치고 나니 벌써 2007년.

1994년에 입사했으니 만 13년만에서야
사.직.
하겠다는 말을 처음 꺼냈다.

긴장할 것 뭐 있겠냐 싶었지만 부서장에게 다가가는
내 심장은 살짝 두근.
오랜동안 꿈꾸어 오던 순간.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질러보고’ 싶다는

그 사표를
나는 이제서야 해 본다.

만.세.!!!
이제 새 출발이다.

인사동 경인미술관



상업화 되고 ‘먹자/마시자’가 주류가 되었다는 인사동
그래도 인사동 구석구석은 서울 촌놈인 내겐 아직도 미지의 땅.

오늘도 처음 발들여본 곳에서 맛집을 발견하고 흐믓해하고
뒷골목에 자리잡은 경인미술관의 맛갈스런 내부 전경에 감탄해한다.

전시실, 전통다원, 커피숍, 야외테이블 등이 조화롭게 위치해있던 그 곳에서 내가 제일 감동했던 것은 대문 주변에 심은 수목사이로 옹기종기 모여 놀던 참새들의 지지배배 소리.

도심속에서 따사로운 겨울 햇빛 옆에 두고 정겨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그 자리는 오래 기억하고 싶다.

글루미족

새벽녘에야 작업을 마치고 잠 들었지만 깨어보니 아직 9시30분.

드라마를 보고 밤사이 뉴스 확인하고 씻고 배고파 나와
'툇마루집'이라는 된장비빔밥집에서 부담없고 깔끔한 점심하고
커피 한잔 하러 인사동 The Coffee Bean.

혼자 평상에 앉아 비빔밥을 비벼 먹고
혼자 커피 시켜 3층 넓은 매장의 가운데 테이블 점령,
이어폰 꽂고 자판 두들기며 음악을 듣는다.

군중 한가운데 노출된 내 모습에 어색하지 않고
아마도 내가 가장 노땅이 아닐까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고
수다쟁이 주변인들을 바라보며 재밌어 하는

나는
'글루미족'

죽은 자, 살은 자

지난 1월 30일 밤, 프로젝트에서 용역을 수행하던 업체의 과장이 자기집에서 돌연사 당했다.

나랑 비슷한 30대 중후반, 동안이었던 그 사람.
본사에서 전체 회의때 살짝 부은 허연 얼굴에 과로하였구나 싶었지만 그 때 만해도 웃으며 얘기하고 사무실로 돌아갔던 그 였는데…

살짝 기억이 희미해졌지만 죽은 당일날 아침인가에도 나랑 통화했었던 그였다.
자주 보거나 통화한 것은 아니었지만 복직하고 잠시 머물게 된 이 곳에서 맺은 인연을 이렇게 보내게 되었다.

듣기로는 발인하던 날 아침 부검 결과, 과로/스트레스/운동부족으로 인한 대동맥 협착이란다.

자책감, 원망, 안타까움 등이 복잡하게 내 마음을 사로잡고, 영정에 놓인 그의 얼굴이 아직도 선명히 떠오른다. 죽은 이 급작스럽게 떠나 남은 사람 가슴에 못이 박힌다.

주어진 시간,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리고 함께 하는 이와 열심히 사랑하자.

엊그제 한의사님은 말했다. 영혼이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난 말했다.
영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Wednesday, February 07, 2007

인연 그리고 헤어짐

"요즘엔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잠시 얘기 나누고 했던 사람들을 바라보며 혼자 상념에 젖곤 합니다.

이렇게 헤어지면 다시 못만날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들.

인연이란 것이 참 묘하지요."

Sunday, January 28, 2007

까페 연두



늦은 일요일 오후면 여기를 간다.
정독도서관 근처 까페 연두.

구석진 곳 자리잡고 노트북 펼치고
사람 구경도 하며
그냥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를 즐긴다.

일주일중 가장 여유롭게 글작업도 하며
기억의 되새김을 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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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구



몇번인가 지나다니다 얼핏 본 것 같던 백구.
일요일 오후 집을 나서다 교동초등학교 앞에서 볕을 쬐고 앉아 있었다.
노래에서나 나올 것 같은 모습.
사진을 찍는 나를 힐끗 보더니 다시 고개 돌리고 자세를 취해 준다.
마치 하교하는 주인을 기다리듯이 다소곳이 앉아 있는 백구,
그 자태가 아름답고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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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린이의 '즐거운 북카페'

중국 어느 시골마을에서 자료조사를 마치고 잠시 귀국한 서린이,
남편과 함께 차렸다는 북카페에서 만났다.


아담하고 차분하면서도 귀엽게 느껴지는 카페, 실내장식도 둘이서 직접 하였다는데 꼼꼼한 손길이 느껴진다. 홍대앞 주차장길 끝머리, 주택가 옆에 위치해 있어 조용하고 좋았지만 주인장에게는 뜨내기 손님을 쉽게 받을 수 없다는 약점이 있나보다.


까페 밖에서 바라보는 전경이 더 매력적인 곳이다.
근처에 들렀다가 잠시 쉬고 싶을 때 좋을 것 같다.



내 눈길을 제일 많이 끌었던 것은 책도 아니고 바로 이 '도라에몽' 세트. 이전에는 '동짜몽'이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내게 소품들에 대한 욕심을 불러일으킨 인형들이었다. 세트중 하나만 달라는 내 요청은 그냥 무시당했다... ㅜ.ㅜ





한겨레신문에서 홍대앞의 늘어나는 북까페를 취재했나본데 처음 소개된 곳으로 나왔다. 찾고 싶다면 아래 지도를 참조.


From 홍대앞 책이 돌아왔다
한겨레신문

조갱이 수제비

어릴때부터 밀가루 음식을 좋아했던 나.
가끔 일요일 오후에 먹던 수제비는 그 중의 하나였다.
무얼 먹을까 하고 점심거리를 궁리하며 걷던 중 눈에 띈 수제비집.
인사동에서 하나로빌딩으로 향하는 골목에 위치한 이 집에서 얼큰한 감자해물수제비를 먹고 수제비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 가격은 단돈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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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anuary 27, 2007

포장마차



종로3가 탑골공원옆 인도에 들어선 포장마차들.
수많은 인파를 감당하기에도 힘든 인도에 장애물처럼 버티고 있지만 도시의 멋과 맛을 느끼게 한다.
지나가다 출출하면 잠시 들러 떡볶이, 어묵 등으로 허기를 달랠 수 있는 곳, 런던에서 먹거리의 아쉬움을 느낄 때마다 생각나곤 하였다. 정작 서울에 있는 동안 여태 이용해보지는 못했다. 곁에 있으면 아쉬움이 덜한가보다. Posted by Picasa

Monday, January 22, 2007

A walk in downtown Seoul #2

일요일 오후, 이번에는 산책길을 시내 중심가로 잡았다.

종로3가
단성사
종로5가
청계천
훈련원로
동대문운동장
대학로
창경궁
계동

시내 차들도 별로 없는 한산한 일요일 오후,
항상 지하로만 다녔기에 알면서도 모르던 지역,
한바퀴 돌고 나니 꼬박2시간여 걸린다.

이번에 돌면서 뒷북으로 알게된 점들:
  • 흥인문(동대문)은 생각보다 많이 작았다 (마지막으로 직접 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난다)
  • 중심가 대로는 정말 넓었다 (청계천을 갖다 놓아도 편도 3차선은 나온다)
  • 창경궁과 창덕궁은 붙어 있으나 서로 통하지 않는다. 창경궁으로 들어가서 창덕궁으로 나올 수가 없다.
  • 창덕궁에선 현재 자유관람이 허용되지 않는다. 입장시간이 정해져 있으며 가이드를 따라서 움직여야 된다. 4월쯤에야 자유관람이 이루어질 것이라는데 글쎄...그 때 가봐야 알 수 있겠다.
  • 서울 중심가도 생각보다 작다. 종로에서 동대문이 한참 멀거라고 생각했는데...
  • 청계천은 인공조미료를 듬뿍 친 퓨전음식이다.
  • 새로 지어진 Co-op Residence 및 오피스텔이 많이 늘었다.

기회가 되면 평일 다시 같은 코스로 걸어봐야겠다.

Sunday, January 14, 2007

발자취


언덕길 시멘트 포장길 위에 가지런히 새겨진 발자국. 어느 집 강아지가 채 굳지 않은 길 위로 그 삶의 흔적을 남기고 가버렸을까... 앞만 두리번 거리며 걸어가다 밑을 보고 발견한 강아지 발자국에 그 걸음질을 상상해 보며 피식거려 본다. Posted by Picasa

A walk in downtown Seoul #1

새로 산 가방에 랩톱 넣고 디카 챙겨 집을 나선다.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자 하며 나선 길.

재동 한옥마을
삼청동
청와대 뒷길
다시 삼청동
경복궁
다시 삼청동

뉴스에서 듣던 대로 삼청동 길가, 골목길에는 자그마한 공예품점, 장신구점, 갤러리, 까페, 음식점들이 지나던 길손들을 유혹한다. 90년대 초중반 홍대앞 거리처럼 이젠 삼청동이 그 비슷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점심은 삼청동 어느 길가 구석에 자리한 한옥 밥집에서 해결했다. 몇 안되는 메뉴, 일식도 아니고 한식도 아닌 이상한 '덮밥과 우동' 정식이 실망스러웠지만, 자그마한 마당이 바라보이는 마루에 앉아 한가롭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단독주택, 한옥들을 일부개조한 가게들이 아직은 많이 자리잡은 삼청동, 이 곳이 십여년 뒤에는 홍대처럼 자본의 탐욕에 삼켜져 버릴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다행히 재동 같은 경우, 서울시에서 한옥마을로 지정, 과도한 상업적 재개발에서 보호가 되었고, 삼청동은 청와대 및 경복궁에서 가까워 홍대앞과 같은 변화는 겪지 않을 것 같기에 작은 기대를 해본다.



재동 및 계동 사진 앨범


삼청동 일대 앨범

Saturday, January 13, 2007

공해



구의동 현대아파트 단지앞,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게 한 상가건물. 길거리 광고간판이 홍수라 어지러워하던 내게 그 결정판이라 느끼게 한 문제의 건물. 저마다 자기만을 주장하며 소비자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든 광고의 홍수. Posted by Picasa

계동 현대빌딩


회사다니는 동안 기거할 곳으로 정한 익선동 오피스텔에서는 창문 너머 현대빌딩이 보인다. 집을 나선 후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곳. 현대건설은 더 이상 사진에 보이는 본관 건물에 입주하지 못하고 그 뒷편에 숨어있는 별관에 들어서 있다. 오랜만에 돌아온 회사는 분위기도 낯설고 사람도 변하고 시스템도 변하고...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나 역시 떠나있던 세월만큼이나 달라진 듯 하다.

가까운 곳에 방을 구했으니 아침 일찍 사무실에 나가 차분한 하루를 시작하려 했으나 쉽지는 않다. 미적미적거리는 게으름으로 인해 여전히 출근 시간 맞춰 허덕인다. 하루 12시간 가까이 생활하는 사무실 그 공간, 언젠가는 떠나게 될 그 공간은 때로는 아쉬움으로, 때로는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나를 버림을 요구받는 그 곳. 지난 7년 동안 가꿔온 '나'는 그 곳에서 여유로움을 갈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