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30, 2008

서울시 교육감 선거 결과를 보며

어제 교육감 선거가 있었다. 선거는 패배. 당선 기준으로만 볼 때엔 그렇다. 인터넷 게시판을 보니 결과만 놓고 '허무하다'는 결론을 내리는 사람들이 있던데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지난 세 달 동안의 노력이 정말 아무 의미도 낳지 못한 건가?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참교육을 실현시킬 후보를 뽑고자 했다. 참교육은 결과 중심이 아니지 않는가? 일등도 죽는 무한경쟁이 아니라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재능과 인성이 꽃피는 그런 교육 말이다. 그런 교육을 꿈꾸던 우리가 선거 결과를 놓고 패배주의로 흐르는 것은 우리가 그토록 비판했던 저들의 교육 방식과 무엇이 다를까?

결과를 보지 말고 과정을 보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분석한 것처럼 과반 지역구에서 참교육 후보가 승리하였다. 단지 총합에서 조금 힘이 달렸을 뿐이다. 이번 선거가 보궐선거였다면 각 지역구 별로 축배를 들고 있었을 것이다. 총선이었다면 개헌도 가능했을 법한 절대 우위를 지닌 의회권력을 쟁취했을 수도 있었을테고. 기쁘지 아니한가?

소위 '강남특구'라 하는 강남/송파/서초구에 대한 원망은 숨길 수 없으나, 그 곳에서도 진정성을 지닌 다수 주민이 존재함을 확인했다. 그곳 투표주민의 3분의 1이 우리의 소중한 아군인 것이다. '강남특구'에 존재하는 우리의 촛불시민들은 미래의 승리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다.

역사에 굴곡이 있듯이 값진 승리 뒤에는 무수히 많은 작은 패배와 후퇴가 있는 법이다. 광주민주항쟁이 바로 승리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1997년 역사적인 승리와 함께 '딴나라-친일-수구-반민주' 패거리들에게서 정권을 찾아온 것은 (그것도 행정부만...) 17년간 무수히 많은 패배를 맛보면서도 희망의 불씨를 끈질기게 이어온 노력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해방 이후 부터 생각하더라도 무려 52년이 걸린 것이다. 그 동안 수도 없이 많이 치러진 총선, 보궐선거, 대선에서 패배가 이어졌고, 지방자치제 확대 이후 치러진 그 많은 지방선거에서도 많은 패배를 했었다. 다행히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연이어 가질 수 있었던 지난 10년, 그 와중에도 우리의 지자체, 우리의 삶의 공간은 지방의회와 지방정부 다수를 점령한 '딴나라' 개발독재에 유린당해왔다. 조.중.동을 비롯한 수구매체들에게 휘둘린 다수는 그 폐해를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지난 세달 동안 무엇을 원해서 싸웠나? 이 모든 것을 바꾸고자 한 것이 아닌가? 쉽게 될 일은 아니란 것을 처음부터 우리는 알지 않았나? 지난 세기 축적한 권력을 상대하는 것이다. 선거를 통해 우리의 대표자를 하나라도 더 뽑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는 우리의 궁극적 목표가 아니지 않는가? 우리는 더 큰 권력을 원한다! 더 큰 승리를 원하는 것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의 40% 힘은 더 큰 승리를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다.

지난 몇 달 동안, 짧은 기간 동안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이루었습니다. 생각나는 것만 주욱 적어보더라도:
  • 지난 6,7월 조중동 광고 수입, 전년 대비 5~60% 감소
  • 2MB 주요 정책 모두 차질 발생
  • 제주도 여론 조사 결과, 도내 의료민영화 정책 추진을 저지할 수 있는 근거 확보
  • 지방보궐선거 승리
  • 경향, 한겨레 등의 부수 확장
  • 차세대 투표군단인 청소년의 정치 의식 제고
  • 2MB 언론 장악 계속 저지 (촛불이 아니었으면 이미 게임 끝났을지도... 주욱 저지!)

승리는 진행형이다. 주욱 이대로 계속 나가야 하지 않을까? 아고라 등에 올라오는 수많은 감동적인 게시글 - 진실이 전염되어 확산되는 그 자그마한 승리와 기쁨이 주욱 이어져야만 더 큰 승리의 기반이 확보될 것이다. 거리에서 피어진 촛불, 이제는 거리 뿐만 아니라 지역 구석구석을 파고 들어야 하지 않을까?

해외에 거주하기에 촛불 참여 못하는 안타까움으로 몇 달을 보냈다. 아고라를 보며 촛불시민의 힘찬 전진에 눈물 흘리고, 하나둘씩 피어나는 희망의 불씨를 보며 그 뒤에 숨은 노력들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