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28, 2009

UAE 원전 수주 - CEO 대통령의 힘?

한전 컨소시움에서 UAE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였다. 70년대 말 원전 사업이 한국에서 시작한 이후 처음 이루어진 해외 원전 건설 프로젝트이다. 원전 건설에 대한 경험이 70년대 고리 1호기 건설부터 축적된 현대건설은 삼성물산(건설부문)과 함께 시공을 맡게 되어 있다 한다. 사실 현대건설은 해외 원전 시공 참여를 지난 90년대 중반 부터 계속 모색해 왔으니 10여년이 지나서야 그 꿈을 이루었다 할 수 있다.

수주 성공이 매체에 발표되기 직전 부터 대통령의 UAE 출장을 보도하기 시작한 각종 언론들은 수주 확정 이후에는 아예 대놓고 찬양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프랑스 주도 컨소시움을 막판에 뒤집은 것은 대통령의 노력 때문이고, 그 모든 것이 CEO 대통령의 경영 마인드/경험이 빛을 발휘한 것이라 한다. (경향 기사를 보면 지난 7월에 공기 6개월 단축 및 사업비 10% 삭감을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휴유증은 사업자의 몫이 될 것은 추후에 다시 보도록 하자)

다 된 밥에 숟가락 얹으러 간 것인지, 아니면 2주 전 수주 거의 확정일 당시 시점에서 이미 CEO 대통령의 힘이 들어간 것인지 여부는 관심 밖이다. 더 궁금한 것은 천편일률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언론의 찬양가인데, 물론 보도자료가 돌았겠지만 그 외적인 것에 대한 지면기사가 전혀 부재한 이유이다.

대형 공사일 수록 거기에 투입되어 입찰을 준비하는 수주팀 (보통 TFT라 이름 짓는데...)의 노력과 땀은 급증하기 마련이다. 입찰 공고가 나기 전부터 준비가 들어가고,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기 위해 인력을 차출하고, 팀을 꾸리고, 컨소시움이면 주관사가 주도하여 컨소시움 참여 회사로부터 다시 인력을 차출하여 가장 효율적인 수주팀을 꾸리기 마련이다. UAE 원전 건설 소식은 벌써 수 년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으며, 본격적인 통합 수주팀을 꾸리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각 참여사 주요 인력들은 서로들 정보를 교환하면서 가능성 여부를 따지고 각종 데이터를 진작부터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단군 이래 최대 해외 프로젝트라 하면서 이들 수주팀에 대한 기사는 전혀 볼 수 없다는 것이 의문이다. 주관사 한국전력 사장의 인터뷰, 오랜 해외 공사 경험을 지닌 현대건설 사장 또는 전력사업 부문 (특히 원자력 부문) 중역/수주팀장 등의 인터뷰 등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어쩌다가 아주 짧게 현대건설 관계자 하는 식으로 살짝 언급이 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인터뷰를 하면 몇 년 전부터 준비해왔다는 것이 부각되어 불편한 것인가?

그 외 모든 기사는 CEO 대통령의 '치적' 찬양 기사들 뿐이다. 그 모든 일이 대통령의 힘으로 되었을 것인가? 민간 공사에서 공사 수주하였으면 해당 회사 실무진/수주팀장/CEO 모두의 노력의 합이 우선 취재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버는 격이다.

올림픽, 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대회 개최권을 따냈을 때 보도 경향을 보면 쉽게 비교가 될 것이다. 준비위원회에 대한 기사 뿐만 아니라 이를 측면 지원했던 각계 인사들에 대한 얘기들을 쏟아내고 거기에 대통령의 지원 활동에 대한 기사가 곁들여졌던 이전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그 모든 개최 추진 활동, 굵직굵직한 해외 수주 활동에 대통령의 측면 지원은 어느 나라에서도 모두 이루어지고 있는 일상적인 얘기이다. 모든 국가 수반의 외교 활동은 경제 외교가 동반되기 마련이며, 지금까지 나온 기사로 볼 때 CEO 대통령이라서 특별히 더 잘 한 것은 없어 보인다. 아, 아랍어 통역을 합류시켰다는 것을 부각시키는데, UAE 왕세자가 아랍어 말고 다른 언어는 못할 것인가? 영어로 통화해도 충분했을 것이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몇 년 동안 고생한 이번 수주 실무진이 이제는 홀가분하게 성취감 충만하여 그 동안 주말도 없이 일하느라 축났을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