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October 29, 2011

2030세대와 한나라당 - 드림콘서트 기획을 보며

서울시장 선거 열풍이 지나간지 며칠 채 지나지 않았는데, 재밌는 소식이 들린다. 안철수/박경철의 청춘콘서트, 문재인의 북콘서트 등에 시샘을 냈는지, 한나라당판 청춘콘서트인 '드림콘서트'가 개최된다는 것이다 (기사 참조: http://goo.gl/n7Maa). 전국 순회를 하며, 드림멘토와 오피니언 리더를 초빙해서 젊은 대학생들 대상으로 한다는 것. 며칠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 30, 40세대가 압도적으로 통합야권 박원순 후보를 지지한 것을 보고 충격 받은 한나라당의 몸부림 같기도 하고, 선거 며칠 뒤 바로 기사 나오고 장소 섭외도 완료(?)된 것 보니, 미리 문제의식 갖고 있던 당내, 당외 인사들 몇몇이 사전준비를 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에서 주최한다고 하니 나름 여권내에서 '바른 말'하기로 유명한 정두언 의원이 추진하는 것 같기도 하다.

기사가 나오자 마자 트위터, 페북 등 온라인 여기저기서 소리가 들린다. 멘토로 선정된 이들에 대한 평가와 실망도 나오고, 짝퉁으로서 얼마나 잘 되겠냐 라는 소리도 나오고.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드림콘서트가 되었든, 뭐가 되었든 한나라당에서 (또는 후에 이를 이을 짝퉁 '한나라당'에서라도) 이런 기획들을 제대로 했으면 한다. 멘토를 선정하더라도 진정 '보수의 가치와 행동규범'을 지지하고, 이를 삶으로서 보여주는 사회인사를 선정, 이들을 본받으라고 젊은이들에게 얘기하였으면 한다. 최소한 가진 자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이, 민족에 대한 무한 애정으로 친일청산에 입바른 소리 할 수 있는 인사를 내세우고 이를 논의하는 드림콘서트가 되고, 당내/당외 뜻있는 인사들은 한나라당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당을 개혁하기 위해 이런 보수의 가치를 지지하는 젊은이들을 영입해서 보수진영 개혁의 동력으로 삼았으면 한다.

현재의 한나라당을 보며 뜬금없이 중국 공산당이 생각난다. 재작년 중국 어느 도시에서 현지 연구조사 활동을 하던 중 도움을 주던 어느 중국 대학생과 중국 공산당에 대해 장시간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 학생은 학사졸업을 앞두고 있었는데 이미 공산당에 가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략 당원수가 8000만명 정도 된다는 중국 공산당은 전도유망한 중국 대학생들에게도 (모두에겐 아니겠지만) 선망의 대상이 되며, 공산당 가입은 여러 절차와 추천을 거쳐 이루어지는데, 그 학생은 중국 공산당의 관료주의 및 일부 부패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자기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고쳐야 할 것 이라고 한다. 중국 공산당이 중국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것을 믿으며, 여기에 자기도 기여하고 싶다는 희망도 피력하면서. 문제는 이런 비판의식과 당에 대한 충성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고 기층당원에 전반적으로 확산되냐 일텐데 이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문제점이 많은 중국공산당의 발전적 미래는 이런 젊은층들의 활약에 달려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위의 얘기를 꺼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보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면, 제대로 된 보수정당이 출현하고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앞서 얘기한 중국의 어느 청년공산당원 처럼 당에 대한 비판과 문제의식을 지닌 보수당원을 한나라당과 같은 보수정당이 확보해야 될 것이며, 내부로터의 개혁을 이루어야 할 것 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젊은 보수지지층이 멘토로서 삼을 수 있는 제대로 된 role model을 내세워 그들과 함께 묶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과연 이것이 가능하냐는 것.

며칠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젊은 세대 중에서도 대략 2~30%가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들을 무시할 수 없다면, 이들이 개혁적 보수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국 진보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 할 것이다. 고(故) 리영희 선생님께서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하셨는데, 한국에선 '좌'를 논하기엔 '우' 자체가 너무도 수구화 되어 있다. 한국에서 '좌'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겐 이중고다. 진보정치의 뿌리를 내리기에도 여러가지 험난한 여정이 놓여 있는데, 제대로 된 파트너 '우'가 없어 그 길이 더욱 가시밭길이다.

한국 보수의 발전은 결국 지난 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한 20~30세대가 얼마나 제대로 된 보수로 성장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견인을 과연 현재의 수구보수세력이 할 수 있을 것이냐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오히려 중도에서 좌우로 요동치며 다소 '우'로 가 있는(?) '민주당'과 같은 정치세력이 분화하면서 정치지형이 재편되고 새로 '좌우'가 성립되면, 그 때 새로운 '우'가 이들 젊은 보수를 끌어들이는 것이 더 한국의 '좌'를 위한 길이 되지 않을까?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Saturday, October 22, 2011

칠레에서의 학생 시위 격화, 남 일이 아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의 학생시위가 격화되었나 봅니다 (http://goo.gl/bDeIt BBC 기사 참조). 산티아고에서는 지난 5월 부터 무상 공교육, 교육의 질 개선 등을 내건 학생투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도한 교육비, 등록금 등이 큰 이유 중 하나로 알려져 있지요.

BBC 기사에 따르면 칠레의 경우, 2007년도 기준, 전체 교육비 중 40%가 일반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다고 하는군요. OECD 국가 중 최고치라고 합니다 (칠레는 2010년 OECD 가입). 좀 더 자세한 내용은 OECD에서 발간하는 Education at a Glance 2010: OECD Indicators를 참조하면 알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2011년도 보고서; 2010년도 보고서)

2008년도의 경우, 칠레에서의 전체교육비 가구 분담 비율은 39.2%로 다소 낮아지지만, 여전히 최고수준입니다. 반면 대학교육비만 따지면 2009년 79.3%로 무척 높군요. 조사된 OECD 국가 중 최고치. 학생들이 뿔날만도 합니다.

다른 사례로, 지난 9월 나온 영국 일간지 기사를 보면 (goo.gl/TMNMm) 영국의 대학등록금 인상으로 인해 OECD 국가중 등록금이 3번째로 가장 비싸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국 보다 더 높은 곳은 미국과 한국(!) 영국 대학등록금이 인상되어 일본, 호주 보다 높아지고,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에 비할 바도 안된다고 하는데, 한국은 이들보다 경제력이, 생활수준이 얼마나 높길래 대학등록금은 OECD에서 미국 다음으로 높은 것일까요?

좀 더 자세히 한국 상황을 살펴 보면, 2008년 기준, 전체 교육비중 일반가구 분담률이 29.5%로 조사된 OECD 국가 중 칠레에 이어 2위. 공적 부담율은 59.6%로 칠레에 이어 두번째로 낮고, OECD 평균 83.5%에 비해 턱없이 낮습니다. 한국 정책입안자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미국만해도 전체 교육비 중 공적 부담율이 71%나 되며, 일반가구 분담률은 21% 이지요. 대학교육비의 경우, 한국은 일반가구 분담률이 52.1%로서 칠레에 이어 OECD 최고수준. 공적 분담률은 고작 22.3%로 칠레 이어 OECD 최저수준. 과도한 대학등록금, 일반가계에 큰 부담인 것이 국제통계로도 확인됩니다.

칠레 만큼 심각한 우리나라 교육, 민간 부문에 의한 의존도가 높다는 미국보다 더 악화된 상태입니다.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 교육비의 많은 부분이 우리 부모님, 학생들 주머니 쌈짓돈으로 지탱되는 교육이 우리나라 현실이지요. 교육개혁, 사학개혁의 또 하나 이유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좀 더 제대로 인식하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Sunday, October 09, 2011

무제

내 마음속 어느 곳에 똬리를 틀고 오랜 시간 자리한 집착. 그 집착에 한 동안 지배된 내 삶. 사랑하는 이가 생기면서 두 개의 축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던 지난 세월. 멀쩡한 두 눈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니 사랑하는 이의 시선을 맞추지 못한다.

촛점 맞추지 못해 넘어지고 쓰러지고 다치며 지나온 길. 혼자라도 가지 말아야 할 길, 어리석은 집착으로 아끼는 이 마저 가슴 아프게 한다.

이제 같은 곳을 응시하려 하지만 나약함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려니 남은 세월이 불안하다. 어느 날 가고픈 그 곳에 닿고 보니 혼자 서 있으면 어찌 하나 하는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하려 하는데, 뻣뻣한 다리 쉬이 펴지지 않고 놓인 돌뿌리에 채이기만 한다.

한번에 가면 좋으련만 결국 굽이굽이 돌아가야 하는 수행의 길. 그 동안 실망하고 아프더라도 기다려 주길 바랄뿐.

지극히 이기적인 어느 밤.